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전두환 정권 당시 극심한 피해를 당하고 최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낸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법무부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피해자분들께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피해 회복을 돕기 위해 (국가배상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라고 한 장관 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민의 억울한 피해가 있으면 진영 논리와 무관하게 적극적으로 바로잡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종명·박만규 목사는 '프락치 강요 사건'의 피해자로, 최근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22일 이들에게 국가가 각각 9000만 원씩 지급하라며 판결했다.
'프락치 강요 사건'은 전직 대통령인 고(故) 박정희와 전두환 씨 집권 시절 정권을 비판하는 학생 운동에 가담한 학생들을 강제 징집하고 프락치(신분을 감추고 활동하는 정보원)로 이용한 대공 활동이다.
이종명·박만규 목사는 1983년 군 복무와 대학 재학 중 불법 체포돼 감금 상태에서 고문 등의 가혹행위를 당했다. 이후 동료 학생에 대한 감시와 동향 보고 등 프락치 활동을 강요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이 목사는 지난 9일 첫 변론기일에서 "금전적 목적보다는 국가로부터 분명한 사과를 받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소송을 냈다"라며 "죽음의 문턱 앞에서 진술과 프락치 행위를 강요당한 기억이 트라우마가 됐고 제 인생이 나락에 빠졌다"라고 호소했다.
박 목사도 "재판을 통해 (잘못을) 명백히 가리고 국가폭력에 대한 사과를 받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당시 정권에 의해 두 번이나 끌려가 약 열흘에서 22일 동안 감금된 채 고문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