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뿐 아니라 체지방률까지 측정된다는 스마트 체중계. 건강관리를 위해 가정에 많이들 들여놓고 있는데, 과연 정확할까.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파는 스마트 체중계를 대상으로 시험해 봤더니 당황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 미세전류로 체지방을 측정한다고?
저울 형태의 아날로그식 체중계는 한물간 지 오래다. 모바일 앱과 연동해 체중 등 측정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스마트 체중계 인기가 몇 년 새 크게 높아졌다.
과거 보건소나 병원에서 측정한 일명 '인바디 검사'처럼 집에서도 신체 상세 데이터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점이 이 체중계의 특징이다. 시중에 파는 제품 중 대부분은 체중 외에 체지방률 등 체성분을 측정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생체전기저항분석법 등을 통해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신체에 미세전류를 흘려보내 지방이나 근육 등 신체 조직의 전기 전도성 차이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지방 비율을 계산하는 식이다. 다만 이 스마트 체중계도 어디까지나 체중계일 뿐 의료기기는 아니다.
□ 주요 브랜드 9개 제품을 살펴봤더니…
한국소비자원은 스마트 체중계를 판매하는 주요 브랜드 9개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시험평가해 그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그랬더니 체지방률은커녕 체중 정확도가 떨어지는 제품도 있었다.
먼저 시험평가 대상 제품은 △노바 N19 Scale(브랜드명·모델명 순) △노브랜드 BS-N2001 △듀플렉스 DP-7705BTS △멜킨 MKBS-B01 △샤오미 XMTZC05HM △아이리버 HBF-304B △앳플리 U8 △카스 BFA-S2 △휴비딕 HBF-2200BT 등이다.
소비자원이 이 제품들을 시험평가한 결과 5개 제품(노브랜드·듀플렉스·멜킨·아이리버·카스 제품)의 체중 측정 정확도는 상대적으로 '우수'했고, 나머지 4개 제품은 '보통'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다. 이 4개 제품은 측정 무게에 따라 오차(한국산업표준 허용 오차 기준 미충족)가 있었다.
그렇다면 체지방률은? 시험평가 대상이었던 9개 제품 모두 체지방률 정확도는 '보통'이었다. 정밀 측정이 가능한 의료기기와 측정값 차이를 비교했을 때 '우수'한 제품(오차 수준 3％ 미만)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의료기기의 경우 고주파 생체전기저항분석법을 활용해 상·하체 모두의 체지방률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반면 스마트 체중계는 발판 금속부를 통해 하체만을 측정, 전신의 체지방률을 가늠(추정)하는 식이다.
이에 사용자 신체 조건에 따라 의료기기로 측정했을 때와 스마트 체중계로 측정했을 때 체지방률이 ±10％ 이상 차이가 날 수도 있어 정밀 측정은 의료기관을 방문해 허가받은 측정 장비(의료기기)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 스마트 체중계 사용과 선택 방법
소비자원의 시험평가 결과 시중에 판매되는 스마트 체중계들의 내구성이나 안전성, 스마트폰 연동성 등엔 문제가 없었다.
굳이 정밀한 측정이 필요 없다면 참고용으로 활용할 순 있을 거로 보인다.
다만 최대 허용 무게, 부가 기능, 가격대에 차이가 있는 만큼 비교해 보고 필요에 따라 구매하는 것을 소비자원은 권하고 있다.
성능 면을 본다면 체중 정확도가 '우수'하면서 체지방률 측정 성능이 '보통'인 제품인 △노브랜드 △멜킨 △카스 △아이리버 △듀플렉스가, 가성비를 따진다면 △노브랜드 △멜킨이 낫다고 한다.
스마트 체중계를 사용할 때는 보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측정자 정보 입력 시 성별이나 신장 등을 제대로 입력하고, 계측 시 단단하고 건조한 평지에 체중계를 놓고 사용해야 한다.
또 발바닥의 이물질을 제거한 후 맨발로 올라가 측정하고, 측정 중엔 움직임을 최소화한다. 다칠 위험이 있으므로 젖은 상태로는 올라가지 않고, 한발로 모서리를 밟지 않는다.
격렬한 운동이나 사우나, 목욕 후 또는 과음·과식 후에는 측정 결과 변동이 크기 때문에 측정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체내에 의료기기나 심장박동조절기 등 전자 장치가 있는 사람, 임산부, 부종 등 건강 이상이 있는 사람은 담당 의사와 상의 후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