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어둑한 밤, 도로 위 중앙 분리대 틈 사이로 기어 나와 무단횡단을 시도하는 보행자 모습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4일 MBC는 대구 북구 침산동 한 도로에서 지난 주말 저녁 무단횡단 장면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블랙박스 차량이 1차선으로 이동하는 시점에서 시작된다. 이때 갑자기 중앙분리대 밑에서 무언가 꿈틀하더니 불쑥 튀어나와 운전자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중앙분리대에서 튀어나온 건 다름 아닌 사람이었다. 이후 운전자가 후방카메라를 보니 뒤에 차가 오는데도 이 보행자는 기어이 중앙분리대 밑에서 나와 무단횡단을 이어갔다.
마치 영화 기생충에서 지하실에 살던 남성이 갑자기 튀어나오던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이 장면에 운전자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아 놀란 가슴이 겨우 쓸어 내렸다.
중앙분리대를 기어 무단횡단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인천에서도 중앙분리대 밑에서 기어 나오는 어른신이 목격된 바 있다.
당시 차량이 급히 속도를 줄이면서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어둑한 밤이라 더욱 위험천만해 보였다.
해당 사건을 접한 누리꾼은 보행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누리꾼은 "무단횡단 사망 시 처벌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사고가 나면 무죄에 운전자에게 오히려 정신적 보상을 해줘야 한다", "단속을 강화해라", "공포영화 보는 것 같다", "어르신들 제발 조심하세요"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 29일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길을 걷다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65세 이상 고령층은 558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체 보행자 사망자 수 933명의 절반이 넘는 59.8%였다.
인구 10만 명당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6.5명을 기록했으며, 이는 OECD 회원국의 평균인 5.9명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우리나라의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지난 2018년 842명에서 2019년 743명, 2020년 628명, 2021년 601명에 이어 지난해 558명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보행 사망자 중 노인 사망자 비율은 2018년 56.6%에서 2022년 59.8%로 매해 높아지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