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한 사립 대학교에서 교수와 제자의 불륜 사건이 터진 가운데 다른 교수가 재학생들에게 쓴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A 교수는 지난 13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 '우리 조금만 침착해지자'라른 제목의 글을 올렸다. A 교수는 교수와 제자의 불륜 사건이 확산되자 재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쓴 것으로 보인다.
A 교수는 "'에타'라는 너희들의 놀이터에 허락 없이 들어와서 가르치는 듯한 글을 쓰진 않았다. 근데 앞으로 비슷한 일이 있을 때 너희들에게 좋은 지침이 될 것 같아서 한 번은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 글은 내가 '에타'에 남기는 마지막 글이 될 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옳지 않은 일을 만났을 때 우리는 저항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을 보고 정의감이라고 부른다. 근데 정의감과 분노는 아주 비슷하기 때문에 구분하기 어렵다"며 "이 둘의 차이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때 적절한 방법을 사용하냐 안 하냐의 차이일 거다. 정의감은 세상을 살리지만 분노는 스스로를 무너뜨리기 때문에 정말 잘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모든 사람이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됐다. 잘못한 사람이 분명히 있지만 적절한 과정으로 그 잘못이 처벌되는 게 아니라 상당히 극단적인 방법으로 일이 진행됐다. 물론 피해를 받은 입장에서는 적절함을 고민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며 "당사자들의 신상은 널리 퍼졌고 이제 이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행동 이상의 대가를 치러야 할 거다. 그 와중에 누구의 위로도 쉽게 받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잘못은 처벌받아야 한다. 그게 정의다. 근데 이 정의가 분노로 바뀌지 않게 우리 사회는 법이라는 질서를 만들어 놨다. 그 절차를 통해 이 일은 처리됐어야 한다. 근데 두 사람은 대중들 앞에 끌려 나오게 됐다. 대중들은 오락거리를 놓치지 않았다"며 "누군가 내 휴대전화를 본 뒤 안의 내용을 무단으로 온라인에 올린다고 생각해 보자. 그럼 우리 중에 이 일 앞에 당당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고 강조했다.
끝으로 "죄를 지은 사람에겐 처벌을 받아야 할 의무도 있지만 반성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권리도 있다. 그러나 대중들은 신상을 알려고 하고 공개적인 욕설을 하고 있다. 이건 절대 반성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본인은 정의감이라고 하겠지만 그냥 도파민에 중독된 행동"이라며 "큰 실수를 저지른 사람에게 우리는 두 번째 기회를 준다. 그게 인간다운 거다. 내가 그 기회를 갖길 바란다면 남에게도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갑론을박을 펼쳤다. 이들은 "그냥 같은 교수로서 한 번 기회 달라는 거로밖에 안 들린다", "결국 법이 유죄 판결을 내리기 전에 그 교수는 끝이 났다", "과도한 인신공격은 삼가는 게 맞지만 저 학생과 저 교수의 수업을 함께 한 학생들 입장에서 과연 성적이 공정하게 책정됐다고 믿을 수 있을까?" 등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생각보다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읽는 내내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의 선택을 책임지는 것이 반성의 첫걸음인데 권리와 기회부터 주장하는 건 모순", "아내 입장을 겪어봐야 저런 말을 못 할 것 같다", "실수는 의도랑 다르게 우발적으로 사고가 났을 때 쓰는 말 아닌가" 등 댓글을 남겼다.
앞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지방의 사립 대학교에서 교수와 제자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글이 확산됐다.
이 글에 따르면 교수의 아내는 남편이 제자와 나눈 카톡 메시지를 학생들이 있는 단톡방에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온라인상에는 교수와 학생의 신상 정보가 확산됐고 아내가 직접 글을 올려 당부를 자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