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본격 추위가 시작되면서 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 가운데 과거 어머니의 뇌경색 전조증상을 재빨리 간파해 불상사를 막은 대학생 자녀의 실감 나는 응급 대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개드립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모님이 좀 이상하다 싶으면 무조건 병원 가라'는 글이 갈무리돼 올라왔다. 해당 글은 지난 2021년 대학생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공개됐던 수기다.
글쓴이 A씨는 "엊그제 엄마가 '현관에 온 택배를 누가 보냈느냐?'라는 질문을 세 번이나 하더라"며 사연을 꺼냈다.
그는 "그냥 '나이 드셔서 그런가?' 생각했는데 찝찝해서 인터넷에서 치매 자가 진단을 찾아 엄마에게 해보라고 시켰다"며 "그리고 화장실을 잠깐 다녀왔는데 엄마가 가만히 TV를 보고 있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엄마 다 했어?'라고 물어봤더니 '뭘?' 이러는데 순간 지금껏 본 어떤 공포영화보다 무서웠다. 방금 내가 치매 자가 진단하라고 준 걸 기억 못했던 거다"며 "한 삼십 분 전까지는 이렇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A씨는 "난 의학에 대한 지식도 없지만, 이 정도로 갑자기 상태가 악화하는 건 치매가 아니고 뇌에 무슨 문제가 생긴 거다 싶어 엄마를 끌고 무작정 병원에 갔다"며 "가는데도 '어디 가는 거냐'는 질문을 계속하더라. 여러 번 대답해줬는데도"라며 긴박했던 상황을 복기했다.
그는 "응급실 가서 검사 받으니 뇌경색이라고 하더라"며 "근데 초기 발견해서 약물 치료 가능하고 일주일 내로 퇴원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만약 (택배 발신자 질문 반복을) '엄마가 나이 드셔서 그런가 보다'하고 넘겼으면 진짜 큰일 날 뻔했다"며 "다들 부모님이 뭔가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싶으면 바로 병원 가라"고 조언했다. 이어 "병원 가서 별일 아닌데 오버 떨었다고 하면 그냥 쪽팔리면 그만이다"며 "(엄마가) TV보다 '뭘?' 하던 생각하면 아직도 손이 떨린다"고 몸서리를 쳤다.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상태가 되면 시시각각 뇌세포가 죽어가기 때문에, 3시간 안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거나 시술에 들어가야 뇌세포 괴사를 막을 수 있다.
간혹 증상이 생겨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라며 몇 시간 정도 기다려 보거나, 검증되지 않은 약물 복용, 민간요법 등으로 병원으로 오는 시간을 지연하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