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곤란 증세를 보인 남성이 차 안에서 흡입하고 있던 물질의 정체가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지난 13일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남양주 한 아파트 단지 앞에 세워진 차량 운전석에 앉아 있던 남성 A씨가 호흡곤란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13일 유튜브 '경찰청'의 '꽉! 잡은 가스통 헤어지지 못하겠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서도 소개됐다.
A씨를 신고한 건 한 행인이었다. 행인은 아파트 단지에 주차된 차량 운전석에 앉아 있던 남성이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운전석 문을 열자 눈을 의심케 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정신이 혼미해진 A씨가 무언가를 열심히 흡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경찰은 A씨에게 그만 마시라고 했지만 A씨는 손에서 호흡기처럼 보이는 물건을 쥐고 놓지 않았다. 결국 경찰은 "그만 마시라고 하지 않았어요 제가?"라며 A씨를 강제로 차 밖으로 끌어냈다.
A씨는 경찰이 제지하는 순간까지도 호흡기를 들이마시며 손에서 놓지 않았다. 정체불명의 호흡기는 차 안에 있는 통에 호스로 연결된 상태였다.
경찰이 "뒤에 통에 있는 거 호스에 연결해서 계속 마시고 계시던데 왜 그러신 거예요?"라고 묻자, A씨는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다급히 차 안을 들여다본 경찰은 이내 호흡기의 정체를 알아냈다. 아산화질소였다.
전문의약품인 아산화질소는 환각 작용하는 의료용 가스다. 기체를 마시면 웃음이 나오고 몸이 붕 뜬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웃음가스', '해피벌룬'으로도 불린다.
A씨는 "의료용으로 먹는 거예요"라며 다리가 아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상에서 A씨는 두 다리로 멀쩡히 서 있을 만큼 건강한 상태였다.
결국 경찰은 아산화질소 과다 흡입을 의심해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후 신체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한 경찰은 그를 화학물질관리법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아산화질소를 남용할 경우 질식하거나 신경과 척수 손상, 중독을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져 사망에 이를 수 있다. 2017년 환각물질로 지정돼 처방전 없이 흡입 등 목적으로 소지·판매할 경우 처벌받는다.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르면 흥분·환각 또는 마취 작용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섭취 또는 흡입하거나 이러한 목적으로 소지하면 안 된다. 소지한 자 또는 섭취·흡입하려는 자에게 그 사실을 알면서 판매 또는 제공한 자도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