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마약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유흥업소 여실장과 함께 배우 이선균(48)을 협박한 공범을 찾고 있는 가운데 뜻밖의 가능성이 제기됐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서울 강남 유흥업소 실장 A씨(29·여)와 함께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받아 챙긴 B씨를 쫓고 있다.
A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혐의로 지난달 3일 구속 기소된 상태지만, 공갈 혐의를 함께 받는 B씨는 2개월째 신원 확인조차 되지 않고 있다.
서울 강남 유흥업소 실장으로 일하며 이선균과 만난 A씨는 꽃뱀을 넘어선 '풀뱀'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월간중앙은 한 제보자 말을 빌려 "(A씨는) 소위 말하는 텐프로나 점오보다 연령대는 높지만 화술이 능란하고 고객 응대가 몸에 배어있다. 이런 애들은 과거 ‘꽃뱀’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해서 ‘풀뱀’이라고 부른다"고 보도했다.
해당 제보자는 A씨가 업소 마담에게 빌린 ‘마이킹(선수금)’을 갚으려 큰 손님에게 ‘공사’를 치는 과정에서 이선균이 걸려들었을 거라며 공갈·협박 사건 배후를 귀띔하기도 했다.
A씨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이선균에게 현금 3억 원을 건네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도 B씨에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와 이 씨의 관계를 의심한 인물로부터 SNS를 통해 협박받았다. B씨가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진술했다.
이 씨는 지난 10월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진 직후 유흥업소 여실장 A씨와 공범 B씨를 공갈·협박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그는 "(마약 투약) 사건과 관련해 협박당했고 3억 5000만 원을 뜯겼다"고 토로했다.
이후 경찰은 협박 사건과 관련해 진술 권한을 위임 받은 이선균 변호인을 상대로 피해자 조사를 마쳤다. 아직 B씨 정체를 파악 중인 경찰은 A씨가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애초에 A씨가 주장한 '공범'이 가상 인물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선균 파문 직후 마약 투약 혐의가 불거진 가수 지드래곤은 최근 이어진 정밀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곧 혐의를 벗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최근 지드래곤과 함께 강남 유흥업소에 방문한 연예인들과 유흥업소 여직원 등 6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들은 신분 노출 등을 고려해 전화 통화로 진술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지드래곤 사건은 조만간 불송치로 종결될 예정이다.
반면 이선균은 3차 소환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경찰은 지난 11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선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갈 사건 수사가 더 진행되면 다시 소환을 검토할 것"이라며 "마약 투약 혐의와 공갈 고소 사건은 별개가 아니다. 공갈 사건 실체가 어느 정도 확인돼야 마약 투약 혐의 참고인 진술의 신빙성도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