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보건·복지·의약 분야 수장에 서울대 의대와 약대 출신 여성 3인방이 나란히 임명 또는 지명돼 눈길을 끈다.
윤 대통령은 26일 새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김승희 전 국회의원을 지명했다. 신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는 오유경 서울대 약학대 학장을 발탁했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백경란 신임 질병관리청장이 취임한 바 있다.
김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해 정식 임명되면 코로나19를 필두로 하는 보건·의료·방역 정책 소관 부처·기관의 수장을 모두 서울대 의대·약대 출신 여성 인사가 맡게 된다.
1954년생인 김 후보자는 서울대 약학과 74학번인 약사 출신이다. 동대학원에서 약학(약리학) 석사 학위, 미국 노터데임대에서 화학(생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 후보자는 1988년 복지부의 전신인 보건사회부로 공직에 입문해 의약품 관리 당국에서 29년간 일했다. 2008년 여성 첫 식약청 국장에 이어 2012년 식약처의 전신인 식약청의 첫 여성 차장 등 공직 생활 중 '첫 여성' 타이틀을 여러 번 얻었다. 2015년에는 식약처장으로 발탁됐다.
오유경 신임 식약처장은 서울대 약대 82학번으로 김 후보자의 8년 직속 후배다.
김 후보자는 전신 식약청을 포함해 역대 두 번째, 오 처장은 역대 네 번째 여성 식약처장이다.
1965년생인 오 처장은 1986년 서울대 약대 학사, 1988년 동대학원 석사, 1994년 미국 뉴욕주립대학 약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보령제약과 SK케미칼 등 기업과 특허청, 차의과대학교, 고려대학교 등 다수 기업과 기관, 학교에서 경력을 쌓고 2009년 모교인 서울대 약학대에 부임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서울대 약학대 106년 역사상 최초로 여성 학장에 취임하며 여성 사회 활동의 '유리천장' 개선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그는 학장 취임 당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여성 과학자로서 학교 교수직을 얻는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다. 이제야 여성 학장이 나온 것은 늦은 감이 있어 갈 길이 멀다"며 "여자 교수 오유경이 남자만큼 하니 앞으로도 여자를 뽑아도 괜찮겠다는 인식을 만들겠다. 여성 후배들에게 걸림돌이 되지 말아야겠다"고 말했다.지난주 먼저 취임한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서울대 의과대학 81학번으로, 오 처장보다 한해 선배다.
1962년생인 백 청장은 1987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의학석사와 박사 학위를 땄다.
김 후보자와 백 청장 모두 코로나19 유행 초기 외국인 입국 제한 강화를 부각하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