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한국 야구 역사에 남을 기록을 썼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85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이는 역대 메이저리그 한국인 선수 포스팅 금액 최고 기록이다. 이로써 이정후는 포스팅(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7번째 선수가 됐다. 이정후 이전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야구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이들에 대해 알아보자.
1. 류현진
'코리안몬스터'라 불리는 류현진은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이글스에 지명됐다. 이후 그는 KBO 신인상·MVP·골든글러브를 동시 수상하며 리그 사상 최초로 신인 때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구단 암흑기 시절에도 팀 자존심이자 국내 최고 투수로 자리 잡았다.
그는 2012년 시즌이 끝나자, 국내 최초로 포스팅을 통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미국 LA다저스와 전례없는 계약을 맺었다. 빅리그 입성에 성공한 류현진 계약 조건은 6년간 3600만 달러(당시 환율 약 390억 원)였다.
여기에 ▲750이닝을 채울 경우 옵트 아웃(중간에 FA로 나갈 수 있는 권한 행사) ▲연간 170이닝, 180이닝, 190이닝, 200이닝 돌파 시 각각 25만 달러 ▲사이영상 투표 결과에 따라 기본급 이상 등이 포함됐다. 물론 이게 끝이 아니었다. 원정경기 시 호텔 스위트룸 제공, 일등석 항공권, 마이너리그(미국 2군)행 거부권 등이 따라붙었다.
당시 류현진은 "한국에서 처음가는데 불리한 조건들이 많이 있으면 나중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한국 선수들이 또 이런 대우를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해 불필요한 조건들을 다 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 박병호
박병호는 신인 때 거포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으나, 2011시즌 도중 LG트윈스에서 키움 히어로즈(당시 넥센)로 트레이드되면서 리그 홈런왕을 수상하는 등 역대급 활약을 펼쳤다. 그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며 팀의 4번 타자 역할을 제대로 뽐냈다.
이후 그는 2015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박병호 역시 포스팅으로 미네소타 트윈스와 최대 5년 1800만 달러(당시 환율 약 208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당시 세부조항에는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275만 달러(약 23억 9000만원),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300만 달러(약 32억 6000만원)의 연봉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2018시즌을 앞두고 2년 만에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로 복귀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당시 그는 "메이저리그에서의 지난 2년은 아쉬움이 남지만 후회는 없다. 좋은 경험을 했고, 개인적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3. 김하성
KBO리그 시절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뛰었던 김하성은 유격수로서 30홈런을 기록하며 2020년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기간 4+1년에 최대 3900만 달러(약 424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이는 당시 역대 KBO 타자 포스팅 최고 금액이다. 김하성은 타석 수와 연관된 인센티브까지 합치면 최대 3200만 달러(약 348억원)를 받을 수 있다. 또 올해부터 마이너 거부권도 포함됐다.
미국에서 '어썸 킴'이라는 불리는 김하성은 올 시즌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383도루를 기록하는 등 맹활약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그는 한국인 선수로 최초로 메이저리그에서 최고 수비수에게 수여하는 골든글러브(유틸리티 수비수 부문)를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