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방범대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성이 속도위반 차량 단속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신종 사기 수법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2일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 '자율방범대가 속도위반 단속을? 이거 신종 사기 수법 아닌가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제보자 A씨는 "지난 3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가락동에서 수서역 쪽으로 가는 길에 벌어진 일인다. 차량 사고는 아니고 신종 사기 수법 같아 제보한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양재도로에서 밤고개로로 좌회전해서 가는 길에 쏘나타 차량이 갑자기 경찰 경광등을 켜면서 창문을 내리고 '신호위반 하셨죠?'라고 물었다. 당시 50㎞/h 과속 카메라가 있던 구간에서 제가 53㎞/h 속도로 달렸다"고 설명했다.
만삭인 아내와 함께 있었던 A씨는 상대에게 "경찰이냐"고 물었고. 상대는 대뜸 "10% 이상 과속하지 않았나. 속도위반을 하셨다. 갓길로 차 빼시라"고 요구했다.
A씨는 "아무리 봐도 경찰은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경광등이 설치돼 있어 제가 모르는 암행 순찰자인가 싶어 일단 갓길로 차를 뺐다"고 밝혔다.
A씨가 제공한 영상엔 A씨가 차량을 갓길에 주차한 이후의 모습이 담겼다.
영상을 보면 A씨를 갓길로 유도한 상대가 A씨 차량 뒤에 자기 차량을 주차한다. 곧이어 차량에서 내린 차주는 무언가를 적더니 A씨 차량으로 다가온다.
A씨는 재차 상대에게 "경찰이시냐"고 묻고, 상대는 "자율방범대"라고 답한다.
A씨는 "왜 잡으시는 거냐"고 질문하고, 상대는 "속도위반하셨으니까"라고 답한다
상대는 "경찰 불러도 되냐"는 A씨의 말에 "부르시라. 전 신고하겠다"고 말한 후 자리를 뜬다.
상대 차량을 쫓으며 112에 신고한 A씨는 "제가 쫓아가는 것을 알고 신호위반을 하며 수서역 옆 신동아아파트 단지 내로 숨어버려서 놓쳤다"며 "자율방범대라 자칭하는 사람이 속도위반을 했다고 갓길로 차를 빼라고 할 권한이 있냐. 경찰 경광등을 사용하는 것도 위법 사항 아니냐"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한문철 변호사는 "자율방범대는 교통 단속을 하지 않는다. 경찰차가 아닌데 경광등을 달고 다니는 건 마치 경찰차로 오인하게 할 수 있어서 불법이다. 차에 경찰처럼 보이는 표식, 장식을 못하게 돼 있다. 3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좀 허접하지만 잘 모르면 당할 수도 있다. 암행 순찰 경찰은 제복을 입고 있지 저렇게 사복 안 입는다. 자칫 속았으면 돈 빼앗겼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신분증을 보여줬어도 위험했을 것 같다. 개인정보가 목적이었을 수도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