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 LK-99'의 검증 결과가 공개됐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주도한 LK-99 국내 검증위원회는 13일 백서를 통해 퀀텀에너지연구소와 권영완 고려대 교수 등이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LK-99′에 대한 검증 결과를 공개했다. 검증위는 백서에서 “원논문의 데이터와 국내외 재현 실험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고려해 보면, LK-99가 상온 상압 초전도체라는 근거는 전혀 없다"라고 결론 내렸다.
검증위는 LK-99에 대해 저항이 매우 큰 부도체라고 설명했다. 검증위는 “일부 시료에서 섭씨 100도 근처에서 비저항 값이 급격히 변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불순물 상의 상전이에 의한 결과다. 불순물이 적은 시료에서는 이런 상전이가 관측되지 않았고, 이는 LK-99가 근본적으로 부도체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라고 전했다.
국내 검증에는 모두 8개 기관이 참여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재융합측정연구소, 부산대학교 양자물질연구실, 성균관대학교 전자활성에너지연구실, 경희대학교 에너지소재양자물성연구실, 서울대학교 첨단복합물질상태연구단, 한양대학교 고압물리연구소, 성균관대학교 양자물질초전도 연구실, 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등이다.
앞서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학교 연구교수를 비롯해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국내 연구진은 지난 7월 22일 논문 사전 공개 채널 '아카이브'를 통해 섭씨 30도 상온에서 초전도성을 갖는 납 기반 물질을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초전도 현상은 전류가 저항 없이 흐르는 상태를 말한다. 전기 저항이 없는 초전도체는 자기부상 열차 등에 사용하지만 영하 200도 이하 초저온 상태에서만 구현되는 한계가 있다.
초저온·고압 상태가 아닌 상온·상압 상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초전도체가 발견된다면 자동차 산업 역시 혁명에 가까운 변화를 겪을 수 있다. 특히 전기차에 탑재되는 '모터'의 효율성이 극대화될 전망이다.
다만 상용화 여부는 물론 아직 해당 논문의 검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지난 8월 2일 "현재 발표된 데이터와 공개된 영상을 기반으로 판단할 때 논문과 영상 물질이 상온 초전도체라고 할 수 없는 상태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학회는 "지난 수일간 국내외에서 보고된 결과의 '진위'에 논란이 있고 검증되지 않은 주장들이 추가되는 상황이다"라며 검증 위원회를 구성해 진위 검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