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이 쓴소리를 했다.
홍 시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 의원의 불출마는 정권 출범 후 지난 2년 동안 정국 운영에 대한 책임 때문"이라며 "장 의원보다 훨씬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할 사람들은 눈감고 뭉개면서 시간이 흘러가기만 기다리고 있고, 한술 더 떠 철부지 애들까지 동원해 반혁신을 외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어 "파천황(破天荒·'혼돈한 상태를 깨뜨려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뜻)의 변화 없이는 총선이 어려울 건데 되지도 않은 대안 부재론을 앞세워 시간 죽이기 하는 것은 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판을 뒤엎으면 대안이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친윤계 핵심 인물로 꼽히는 3선의 장 의원은 앞서 이날 오전 내년 4월 열리는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그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며 "또 한 번 백의종군의 길을 간다. 이번에는 마지막 공직인 국회의원직"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정부의 성공보다 절박한 게 어디 있겠나. 총선 승리가 윤석열정부 성공의 최소 조건이다. 그래서 내가 가진 마지막을 내어놓는다. 나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정부를 성공시켜 주길 부탁드린다. 이제 떠난다. 버려짐이 아니라 뿌려짐이라 믿는다"고 했다.
장 의원의 불출마 결정이 나오면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당 안팎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홍 시장의 페이스북 글에 언급된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할 사람'이 다들 김 대표라고 보고 있다.
같은 날 김태흠 충남지사는 아예 김 대표를 겨냥해, "국민의힘이 혁신하고 국민께 신뢰를 되찾는 길은 김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무한 책임을 지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김 대표는 뭘 그렇게 욕심내는가. 사즉생(死卽生·'죽고자 하면 산다'는 뜻)은 당 구성원 전체에게 요구할 것이 아니라 김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김 대표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을 권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대표님의 진정성과 노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또 달리 생각해 보면 정치라는 것이 그렇지 않나. 재판처럼 꼭 책임 있는 사람에게만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지 않나. 대표님을 향한 여러 요구는 대표님이 이 시점에서 당대표란 사실 하나 때문"이라며 "제 소견으로는 대표님의 희생과 헌신이 불출마나 험지 출마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럴 책임도 그럴 이유도 없다. 그저 지금 당대표로서 응답하는 정치적 책임일 뿐이므로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연탄 나눔 봉사 등 예정된 일정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