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부살인 대금을 챙긴 후 대상자를 협박해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 정원 부장판사는 최근 협박 혐의를 받는 조선족 김 모 씨(55)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 3월 15일 평소 알고 지낸 중국인의 의뢰를 받고 국내 주얼리 브랜드의 실질 경영자 A씨(36)와 그의 수행비서 B씨를 협박·감시하며 금전적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의뢰인은 A씨가 자신을 무시하며 금전적 손해를 끼쳤다는 생각에 평소 자신을 돕던 중국인 C씨에게 "다른 사람을 시켜 A씨를 살해하면 1억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C씨는 D씨라는 지인에게 청부살인을 의뢰했고, D씨는 다시 김씨에게 범행을 제안하며 대가를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씨는 지난 3월 29일 A씨가 살고 있는 강남구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A씨에게 "당신을 살해하라는 청부를 받았다. 3명 정도가 더 대기하고 있으니 내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이 또 올 거다. 내가 지시하는 대로 집안에만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고 바깥 활동을 하면 당신을 해칠 수밖에 없다"고 협박했다.
A씨가 집 밖으로 못 나가게 전화로 협박하며 상황을 지켜보던 김씨는 다음날인 지난 3월 30일 D씨에게 3500만원을 받았다.
그렇게 지난 4월 9일까지 A씨의 행적을 감시하던 김씨는 A씨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김씨는 재판에서 "당시 청부살인 의뢰를 거절하고 피해자에게 주먹질 등으로 적당히 상해만 입히겠다고 약속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청부살인을 언급하며 피해자를 협박하고 이에 겁먹은 피해자를 이용해 청부살인을 교사한 자들로부터 금전적 이익을 취득했다"면서도 "피고인이 진정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 판결로 수형생활을 마치면 국외추방이 예상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