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1일∼15일 3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의 유럽 제2교역국이자 반도체 강국인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양국의 반도체 협력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반도체 연구개발과 설계, 제조장비 기업들을 대거 보유, 촘촘한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갖춘 네덜란드와 다각도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게 윤 대통령의 구상이다.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인 ASML과 세계 최고의 원자층증착(ALD) 장비 업체인 ASM, 차량용 반도체 세계 선두 주자인 NXP 등이 모두 네덜란드 기업이다.
이에 따라 메모리 분야 최강자인 우리나라와 반도체 장비 및 설계 분야의 강대국인 네덜란드 간 이른바 '반도체 동맹'이 어떤 수준에서 맺어지게 될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협력은 이번 순방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이라며 반도체가 양국 관계의 중심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암스테르담 도착 다음 날인 12일 빌럼-알렉산더르 국왕 부부가 주관하는 공식 환영식 및 왕궁 리셉션, 친교 오찬 및 국빈 만찬 등 일정을 소화한다.
같은 날 오후에는 빌럼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남동부 벨트호벤 소재 ASML 본사를 찾는다. 윤 대통령과 과거 두 차례 접견한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도 일정을 함께한다.
내년에 출시될 최신 노광장비 생산 현장을 시찰하고, ASML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인들과 함께 전문인력 양성,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ASML '클린룸'을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둘러본다.
윤 대통령은 AFP 인터뷰에서 "ASML 방문은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관계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빈 방문 사흘째인 13일 헤이그로 이동,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단독 정상회담 및 업무 오찬 등을 갖고 반도체 협력을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헤이그 리더잘에 있는 이준 열사 기념관도 찾는다.
헤이그는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곳으로, 고종은 당시 이준·이상설·이위종 특사를 만국 평화회의에 파견해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했다.
윤 대통령은 이밖에 양국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하는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