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에 마약을 숨긴 채 한국에 입국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박선준 정현식 강영재 고법판사)는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30대 남성 A씨의 항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모바일 게임을 통해 알게 된 B씨로부터 "필리핀에서 마약을 가져와 주면 30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그대로 실행했다가 걸린 혐의를 받는다.
또한 A씨는 이 대가로 300만 원과 함께 항공권과 숙박비 등을 제공받았다.
이후 A씨는 제안을 받은 다음 달인 지난 1월 28일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필리핀 클라크 공항으로 출국한 뒤 필리핀 국적 사람으로부터 2000만 원 상당의 필로폰 200g을 받았다.
A씨는 한국에 입국할 때 필로폰을 생리대에 포장한 뒤 속옷 안에 은닉해 들어왔다. 그러나 공항에서 적발되면서 마약 밀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원심은 "피고인이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했다"라면서도 "마약류 범죄는 다른 범죄를 유발하는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매우 커 마약류 수입 행위를 엄하게 처벌하고 국내 유통을 원천 차단할 필요가 있다"라고 판시했다.
이에 A씨 측은 범행 당시 해당 마약류가 무엇인지, 마약의 가격이 얼마인지 일지 못했다며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500만 원 이상의 필로폰을 수입한 행위'에 고의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마약류 수입을 부탁받아 현금을 제공받고 왕복 항공권, 숙박비 등도 받은 점을 고려하면 미필적으로 마약 종류와 가액이 500만 원 이상이라는 것을 인지했다고 봤다. 결국 항소심 측은 원심판결을 인정하고 A씨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