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여론이 형성 중인 국가대표 선수들의 해병대 훈련 계획이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체육회가 국가대표 선수들의 2024 파리 하계 올림픽을 대비해 해병대 극기 훈련을 진행하는 것과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 소식은 8일 CBS노컷뉴스를 통해 전해졌다.
앞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지난 10월 8일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국가대표 선수들의 해병대 극기 훈련 계획을 언급했다.
이후 일간스포츠는 지난 6일 대한체육회가 2024 파리 하계 올림픽 등 국제종합대회를 대비해 국가대표 선수단의 정신력 강화를 위한 훈련 캠프를 계획 중이라는 내용이 담긴 공지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좋은 경기력과 성적을 위해 정신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해병대 훈련은 구시대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꼰대' 발상은 과학적인 훈련 기법과도 거리가 멀다.
몸이 재산인 젊은 스포츠 선수들의 부상을 걱정하는 반응도 많았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상황에서 무리한 극기 훈련을 진행하다 선수들의 부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많은 이들의 우려 섞인 반응에도 대한체육회는 멈출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체육회의 선수 훈련 기획 부서 간부 등은 지난 7일 이미 경상북도 포항의 해병대 1사단에 현장 답사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선수 훈련 기획 부서 간부의 입장 표명도 논란이다. A 간부는 이날 매체에 파리올림픽을 '전쟁'이라고 표현하며 해병대 훈련의 당위성을 언급했다.
A 간부는 "파리올림픽 같은 대규모 이벤트는 국가 대항전이기 때문에 총만 안 들었지 전쟁이다. 그래서 (해병대 훈련을 통해) 국가관이나 국가에 대한 중요성, 국가대표의 자긍심, 이런 쪽에 대해 정신 교육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체육회는 해병대 훈련을 시행하되 국민 정서에 반하는 프로그램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A 간부는 "(해병대 훈련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체육회 역시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선수 부상이다. 부상 없이 '원 팀 코리아'라는 뜻을 모을 수 있는 이벤트로 봐달라. 헬기 레펠 같은 훈련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선수들을) 육체적으로 괴롭혀서 뭘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400명 되는 인원을 모아서 할 수 있으나 매일 훈련하는 장소에서 해봤자 의미가 없다"라며 "양궁이나 펜싱 등 개별 종목들이 연말, 연초에 해병대 훈련을 포함한 일출봉 훈련 등등의 퍼포먼스를 한다. 파리올림픽이 워낙 중요하다 보니 이번에 전체 선수단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해병대 훈련의 주 목적이 단순 승리를 위한 결과주의적 목적이 아닌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A 간부는 "국민들이 걱정하는 만큼 선수들의 사기나 경기력이 좀 많이 떨어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등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뜻을 모아보자는 취지로 이해해 달라. 체육회 임원들도 회장을 포함해 입소한다. 종목에서도 선수들만 보내서 고생하고 오라는 것이 아니다. 각 종목의 시간 되는 임원들이 함께 입소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