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 절반 이상이 빈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증상을 겪고 있는 청년도 전체의 35%나 됐다.
7일 서울시와 서울연구원이 19~36세 서울 거주 청년 5083명을 조사한 '2022년 서울청년패널 기초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 거주 청년의 자산 빈곤율은 55.6%에 달했다. 자산 빈곤은 자산 규모 균등화 가처분 중위소득 50%(2021년 기준 월 소득 132만 2500원)의 3개월 치 미만, 즉 자산이 396만 7500원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특히 청년 1인 가구의 자산 빈곤율은 62.7%로 전체 청년 자산 빈곤율보다 7.1% 높았다. 서울 청년 중 1인 가구는 34.4%다. 생활비 부족을 경험한 적 있는 청년은 27.7%였다. 이때 부모에게 무상으로 지원받은 청년이 41.2%로 가장 많았고 저축이나 예·적금을 해약했다는 청년이 17.7%로 나타났다.
서울 거주 청년 중 일하는 청년은 65.8%로 조사됐다. 나머지 25.6%는 일도 하지 않고 교육이나 훈련도 받지 않는 니트 상태였다. 니트 비율은 19~24세가 33.6%로 가장 높았고 이어 25~29세(26.1%), 30~34세(20%), 35~38세(18.5%) 순으로 확인됐다.
우울 증상을 겪는 청년도 많았다. 서울 거주 청년 중 34.7%는 우울 증상이 의심되는 상태였다. 이중 16.7%는 고위험군으로 조사됐다. 특히 학교에 다니지 않거나 취업을 하지 않는 청년의 우울 증상은 44.3%로 가장 높았고 실업 청년이 42%로 뒤를 이었다. 한 달에 3주 이상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히키코모리 청년은 3.4%였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도 암울하게 내다봤다.
서울 거주 청년 중 55.1%가 30년 후 미래 전망에 대해 나빠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9.2%로 집계됐다.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 기준 평균 5.9점을 기록했다. 만족도가 가장 높은 영역은 가족 관계와 나의 안전이 각각 6.8점이었다. 가장 낮은 영역은 나의 경제적 수준으로 4.7점에 불과했다.
청년들은 앞선 조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나타낸 바 있다.
지난 3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중장기 심층연구-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 : 극단적 인구구조의 원인, 영향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0~39세 청년 2000명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부의 대물림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봤다. 또 자녀 세대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자신의 세대보다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전체 청년 중 84.9%는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더욱 심각해졌다고 평가했다. 87.4%는 향후 10년도 사회 불평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61.6%는 자신의 세대보다 자녀 세대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러한 비판적 기대는 출산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