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 그런 게 아니었다” 서울 청년 절반 이상이 겪고 있다는 '이 상태'

2023-12-07 09:47

서울 거주 청년 중 우울 증상 겪는 청년도 35%
특히 청년 1인 가구 자산 빈곤율은 62.7% 육박

고개를 숙이고 있는 여성, 자료사진 / TANAPAT LEK.JIW-Shutterstock.com
고개를 숙이고 있는 여성, 자료사진 / TANAPAT LEK.JIW-Shutterstock.com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 절반 이상이 빈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증상을 겪고 있는 청년도 전체의 35%나 됐다.

7일 서울시와 서울연구원이 19~36세 서울 거주 청년 5083명을 조사한 '2022년 서울청년패널 기초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 거주 청년의 자산 빈곤율은 55.6%에 달했다. 자산 빈곤은 자산 규모 균등화 가처분 중위소득 50%(2021년 기준 월 소득 132만 2500원)의 3개월 치 미만, 즉 자산이 396만 7500원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특히 청년 1인 가구의 자산 빈곤율은 62.7%로 전체 청년 자산 빈곤율보다 7.1% 높았다. 서울 청년 중 1인 가구는 34.4%다. 생활비 부족을 경험한 적 있는 청년은 27.7%였다. 이때 부모에게 무상으로 지원받은 청년이 41.2%로 가장 많았고 저축이나 예·적금을 해약했다는 청년이 17.7%로 나타났다.

서울 거주 청년 중 일하는 청년은 65.8%로 조사됐다. 나머지 25.6%는 일도 하지 않고 교육이나 훈련도 받지 않는 니트 상태였다. 니트 비율은 19~24세가 33.6%로 가장 높았고 이어 25~29세(26.1%), 30~34세(20%), 35~38세(18.5%) 순으로 확인됐다.

우울 증상을 겪는 청년도 많았다. 서울 거주 청년 중 34.7%는 우울 증상이 의심되는 상태였다. 이중 16.7%는 고위험군으로 조사됐다. 특히 학교에 다니지 않거나 취업을 하지 않는 청년의 우울 증상은 44.3%로 가장 높았고 실업 청년이 42%로 뒤를 이었다. 한 달에 3주 이상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히키코모리 청년은 3.4%였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도 암울하게 내다봤다.

서울 거주 청년 중 55.1%가 30년 후 미래 전망에 대해 나빠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9.2%로 집계됐다.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 기준 평균 5.9점을 기록했다. 만족도가 가장 높은 영역은 가족 관계와 나의 안전이 각각 6.8점이었다. 가장 낮은 영역은 나의 경제적 수준으로 4.7점에 불과했다.

서울, 자료사진 / Mister_Knight-Shutterstock.com
서울, 자료사진 / Mister_Knight-Shutterstock.com

청년들은 앞선 조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나타낸 바 있다.

지난 3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중장기 심층연구-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 : 극단적 인구구조의 원인, 영향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0~39세 청년 2000명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부의 대물림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봤다. 또 자녀 세대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자신의 세대보다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전체 청년 중 84.9%는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더욱 심각해졌다고 평가했다. 87.4%는 향후 10년도 사회 불평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61.6%는 자신의 세대보다 자녀 세대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러한 비판적 기대는 출산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home 구하나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