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선수들의 해병대 극기 훈련 참가가 결국 현실화가 된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지난 10월 언급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해병대 극기 훈련 계획이 현실화가 됐다고 일간스포츠가 6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국가대표 선수단 정신력 강화 캠프 참가 인원 제출'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국가대표 선수들의 단체 훈련을 진행하겠다고 공지했다.
대한체육회는 공지문을 통해 "우리 회는 2024 파리 하계 올림픽 등 국제종합대회를 대비하여 아래와 같이 국가대표 선수단의 정신력 강화 및 'ONE TEAM KOREA'를 위한 훈련 캠프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정신력 강화 캠프란 바로 해병대 캠프를 말한다. 이 회장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지난 10월 8일 기자회견을 통해 "2024 파리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겠다"라며 "내년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선수촌에 입촌하기 전 해병대 극기 훈련을 하게 할 거다. 나도 같이 하고 입촌할 계획"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공문에 따르면 해당 교육은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다. 일각에서는 기온이 영하로 내려온 상황에서 해병대 극기 훈련을 진행한다면 선수들의 부상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체육회의 목적은 대표팀 역량 강화가 아닌 정신력 강화다. 체육회는 앞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진천선수촌 합숙 과정에서도 비슷한 방침을 실행한 바 있다.
자정 이후 숙소 와이파이를 차단했고 선수단에 아침 구보와 산악 훈련을 강제했다. 당시 장재근 선수촌장은 "메달을 향한 집념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인터넷을 이용하다가 다음 날 훈련에 지장이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이 규정을 만들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해당 방침은 '꼰대 같은 발상'이라는 비판에 휩싸였다.
특히 와이파이 차단 방침은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에 큰 변화를 주지 못했다. 당시 대부분의 선수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와이파이를 차단하셔도 크게 달라질 게 없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규정 탓에 피해를 본 건 코치진이었다. 코치진은 심야 분석 업무 도중 와이파이 차단으로 인해 업무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 훈련 역시 큰 호응을 얻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매체에 따르면 한 대표팀 선수는 "정말로 가야 하는 건가"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신체적인 피로감보다 수직적이고 강압적으로 이뤄질 훈련 분위기가 오히려 훈련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