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눈앞에서 엄마 사망…횡단보도 버스 사고 유족 글, 억장 무너진다

2023-12-05 16:20

신호위반 버스 횡단보도 덮쳐...50대 여성 사망, 딸은 부상

지난 4일 경기 의정부시에서 신호위반 광역버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모녀를 덮쳐 50대 여성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사고 유족이라고 밝힌 누리꾼이 글을 올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 MS Bing Image Creator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 MS Bing Image Creator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교통사고로 누나가 죽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광역버스에 치여 숨진 50대 여성의 남동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사고가 난) 4일은 내 생일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전 10시쯤 누나가 교통사고가 났다고 매형에게 전화를 받고 달려갔지만 누나는 이미 피가 흥건한 흰색 천을 머리 위까지 덮은 상태였다"며 "피딱지가 붙어있는 손을 붙잡고 정말 펑펑 울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이어 "늦둥이 6살 딸을 유치원에 데려다주러 아파트 앞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 광역버스가 신호를 위반하고 누나와 조카를 치었다"며 "조카는 이마가 5㎝가량 찢어지고 타박상을 입었지만 53살 누나는 머리를 크게 다쳐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글쓴이는 "(속도 제한) 50km의 어린이 보호 구역이었고 횡단보도였다. 버스는 신호를 위반한 채 달려왔다"며 "버스 사고가 정말 많은데 처벌은 미약하더라. 이 운전기사가 실형을 얼마나 살게 될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매형을 비롯해 우리 가족은 (버스 기사와) 합의 안 해주겠다고 단언했다"며 "저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조언 부탁드린다"고 네티즌 의견을 구했다.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눈앞에서 엄마를 잃은 딸과 남은 가족은 진짜 천불이 나겠다. 횡단보도 보행자 사고는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최소 20년 이상 실형이 당연한 거 아니냐. 뭐라고 위로의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버스, 화물차, 택시, 배달원, 렉카(견인차) 등 운전 전문직인데 본인 과실 100% 사고 발생 시 가중처벌 해야 된다고 본다" 등 댓글을 남기며 글쓴이를 위로했다.

앞서 4일 오전 8시 55분쯤 경기 의정부시 장암동 6차선 도로에서 광역버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50대 여성과 유치원생 딸, 두 모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0대 여성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딸 A양은 다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버스에 탑승 중이던 기사와 승객 등 15명은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다.

사고 당시 보행자 신호는 초록불이었지만, 버스는 신호를 위반한 채 횡단보도를 덮친 것으로 확인됐다. 버스 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정지 신호와 보행자를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버스 기사의 음주, 마약 검사에서는 모두 음성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