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이 연말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는 가운데 3대 멀티플렉스 영화관 중 하나인 롯데시네마에 영화 보러 오지 말아 달라는 롯데 직원의 자폭 글이 화제다. 사측의 허리띠 졸라매기로 인력 충원이 안 돼 소수의 직원이 밀려드는 관객들을 감당하느라 죽을 지경이라는 게 이유다.
최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사연이다.
롯데컬처웍스 직원임을 인증한 글쓴이 A씨는 "최근 롯데시네마 영화관 가셨던 분들은 ''서울의 봄'이 대박 나서 입장객이 어마어마하게 들어오는데 왜 직원이 없나' 하셨을 거다"며 "상영관은 더럽고 매점에선 주문하면 오래 기다리셨을 것이다"고 운을 뗐다.
롯데컬처웍스는 영화관인 롯데시네마와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는 롯데그룹 계열사다.
영화관 서비스 질적 저하의 이유로 그는 전사 차원의 인건비 절감을 들었다. 동 시간대 직원 1~2명이 매회 차 매진되는 걸 꾸역꾸역 받아내고 있다는 것. 올해 1~3분기까지 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롯데컬처웍스는 최근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A씨는 "예전에는 장사 잘되면 아르바이트생도 많이 쓰고, 또 힘들어도 회사 매출이 증가하는 거라 처우도 좋아지고 해서 기뻤다"며 "지금은 장사 잘되면 어차피 나만 힘들다"고 푸념했다.
이어 "회사에선 매일 1시간 휴식을 취하라고 하는데 게 직원이 1시간 쉬면 알바생 혼자 매점 판매와 상영관 퇴출(정리인 듯) 다 해야 한다"며 "그 시간에 방문하는 고객들은 무슨 죄냐? 혼자 버텨야 하는 알바생은 무슨 죄냐? 그래서 밥도 못 먹고 9시간 내내 서 있다가 겨우 집에 간다"고 불평했다.
처우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그는 "포괄임금제인데다 출퇴근 체크가 안 되고 있어 연장근무 해도 제대로 계산(카운팅)되지 않는다"며 "연장근무는 신청서를 써야만 인정되는데 그마저도 한 달에 일정 시간 이상 신청서를 못 올리게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발 저희 좀 살려달라. 고용노동부 관련자분들이 조사 한번 나와 주시고 언론사 관련자분들은 취재 좀 해달라"며 "고객분들은 근처 다른 영화관으로 가시라"고 부탁했다.
또한 "영화관에 와서 불만이 있으면 '롯데시네마 홈페이지' 말고 '롯데그룹 신문고'에 올려달라"며 "그래야 그룹에서도 심각성을 알게 된다. 롯데시네마 홈페이지에 올리면 영화관에서 답변 달아야 하니 그것도 일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