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빠르게 확산되자 일부 지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상징하는 전자 통행증 '건강 코드'를 다시 등장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지난 1일 중국 정단 신문이 소셜미디어에 작성한 게시물을 인용해 쓰촨성과 광둥성 정부가 지난해 12월 폐지된 '건강 코드'를 부활시켰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어린이들 사이에서 항생제와 해열제가 잘 듣지 않는 호흡기 질환이 늘어나고 있다.
4급 법정 감염병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국내에서도 주기적으로 유행이 관찰되고 있으며, 주로 가을·겨울에 많이 발생한다.
그 대상은 주로 5~9세 어린이들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증상은 38도가 넘는 고열과 강한 기침이 동반된다.
또한 마른 기침을 시작으로 발병 2주 가량 악화되다가 가래가 섞인 기침이 3~4주 가량 지속된다.
중국 폐렴 마이코플라스마는 열·두통·콧물·인후통 등 증상만 볼 때 감기나 비슷하나 약 3주가량 지속해 보통 일주일 정도 앓는 감기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
또한 일반 항생제와 해열제를 써도 잘 듣지 않아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잠복기는 평균 12~14일 정도다.
감염경로는 환자와 직접 접촉하거나 주로 환자의 기침·재채기로 튀어나온 비말(침 방울)로 전파된다.
이에 방역당국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 발생 추이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표본감시 결과를 의료계·식약처 등 관계 기관과 공유하고 진료와 항생제 수급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이 전국 200병상 이상의 218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으로부터 신고 받은 현황에 따르면 47주 차(11월 19~25일) 세균성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 280명 중 270명(96.4%)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3주 차(10월 22~28일) 126명 대비 한 달 사이 두 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의료계 역시 우려를 제기했다.
긴급 성명을 낸 아동병원협회는 "독감 등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까지 유행하면 소아과 의사 부족으로 소아 진료 대란이 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5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대만에서는 이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비상이 걸렸다"라며 "최근 독감이 유행하는데도 어린이 해열제를 구하지 못하는 기막힌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보건당국은 우리 아이들을 위한 더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달라"라고 호소했다.
한편 인도·대만 등에서는 마이코플라스마 자국 유입을 예방하기 위해 중국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등 경계령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관련 전문가들은 지난 3년여의 코로나19로 면역력이 떨어진 탓에 호흡기 감염병 유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