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일가족 4명 사망...불탄 집 현관문에 붙어 있던 경고문 (+정체)

2023-12-03 10:10

가장이 아내·자녀 살해 후 극단 선택 추정
집 현관문 여기저기에 붙여져 있는 경고문

울산 북구 한 아파트 안에서 40대 가장이 일가족을 살해하고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빚을 갚지 못해 지난해 집이 경매로 넘어간 사실이 드러났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앞서 지난 1일 밤 화재가 난 울산 북구 한 아파트 안에서 일가족 4명 중 어머니와 자녀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40대 아버지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께 "학생이 등교하지 않았다"는 신고가 울산 모 중학교로부터 접수됐다. 이후 경찰이 해당 학생이 사는 집으로 찾아갔지만 아버지인 47살 A씨는 “가족이 집에 없다”고 답하고는 문을 잠가 버렸다.

이후 경찰과 소방구조대가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갔지만, 집 안에는 연기가 자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 안에는 A씨의 아내, 중학생과 고등학생인 두 자녀가 숨진 상태였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A씨 아내와 자녀들 목에서 짓눌린 흔적을 확인했다. 대기업 직원인 A씨가 경제적 문제를 겪어오다가 가족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일 MBC 보도 등에 따르면 실제로 A씨 집 현관문에는 ‘마지막 경고’ 등 집을 비우라는 내용의 경고가 여기저기 붙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 집이 경매로 넘어가서 낙찰받은 사람이 붙여놓은 게 아닐까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A씨가 지난 2013년 집을 담보로 1억 4300만 원을 빌렸는데, 이 돈을 갚지 못해 지난해부터는 집이 가압류를 거쳐 경매까지 붙여졌다. 올해 9월 새 주인이 집을 사들였지만 A씨가 나가길 거부하자 새 주인이 퇴거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A씨가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지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부검과 현장 감식 등을 통해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