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에서 마약을 투약한 30대가 며칠 후 같은 방에 투숙한 경찰관에 의해 범행이 발각돼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8)에게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하고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소식은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전해졌다.
A씨는 지난 2021년 4월 17일 서울 강남 한 모텔에서 일회용 주사기를 이용해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의 범행은 투약 닷새 후 강원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동료와 함께 A씨가 묵었던 방과 같은 곳에서 투숙하며 발각됐다.
당시 경찰관은 다른 마약 사건 수사를 위해 우연히 A씨가 묵었던 방에 머물게 됐다.
이후 모텔 방 화장실에서 의문의 주사기를 발견한 경찰관들은 며칠 전 A씨가 머물렀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결국 덜미가 잡힌 A씨는 "주사기에 대한 압수 절차가 위법하다"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경찰관이 모텔 주인에게 주사기 임의제출 절차를 설명하고 건네받은 사실을 들어 유죄로 판단했다.
심지어 범행이 이뤄진 시기는 코로나19로 인해 모텔에 공실이 많아 객실 청소가 잘 이뤄지지 않았을 시기였다. 재판부는 당시 객실 청소가 안 됐을 가능성이 있는 점과 A씨의 투숙 여부를 모르는 경찰들이 A씨의 범행을 무리하게 적발해야 할 이유나 동기가 없다는 점을 유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마약류 범죄는 사회 전반에 미치는 해악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죄책이 무겁다"라며 "특히 동종 전력으로 인한 누범기간 중 필로폰을 투약했으므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A씨가 2023년 4월 11월 필로폰을 마시는 방법으로 투약한 혐의와 관련해 모발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온 점을 언급하며 범행이 의심되긴 하나 모발 감정 결과만으로 투약 날짜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