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녹색 일자리’가 각광받고 있다.
녹색 일자리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환경을 보존하고 회복하는 데 기여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뜻한다. 태양광 시스템 엔지니어, 빗물 사용 전문가, 전기차 개발 엔지니어 등이 녹색 일자리에 해당하는 직종이다.
최근엔 개별 직종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서도 녹색 일자리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여겨지던 자동차 업계가 녹색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화석 연료 등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자동차는 필연적으로 지구 환경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자동차가 인간들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라는 점. 이 같은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자동차 업계가 녹색혁명에 필사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폐기물을 100% 재활용한다는 인증을 최근 받았다. 현대차는 최근 울산에서 전기 자동차 전용공장 기공식을 갖고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생산량을 151만대까지 늘려 세계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간 20만 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울산 전기 자동차 전용공장은 최적의 근무환경을 갖춘 인간 중심의 공장이자 수많은 녹색 일자리를 창출할 곳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대차 울산 공장은 현대건설과 태양광 재생에너지 PPA(전력구매계약) 업무 협약을 체결하며 제조 시설에서도 재생에너지를 소비할 계획이다. 또 다른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역시 충남 아산시와 전기차 모듈 및 친환경 자동차부품 생산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신규 공장을 설립한다. 내년 3월 완공되는 해당 공장의 예상 신규 고용 인력은 약 200명. 새롭게 창출될 녹색 일자리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이렇듯 현대차와 계열사가 친환경 사업을 전개하며 녹색 일자리에 주목하는 가운데 글로벌 과학 기업인 3M 역시 숨은 공로자로서 녹색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포스트잇, 스카치 테이프를 만든 회사로 잘 알려진 3M은 수많은 혁신적인 솔루션과 제품을 보유하며 글로벌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에 위치한 3M 공장은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3M에 한국은 단순한 판매시장이 아니라 자사 주요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거점 기지이기도 하다. 전남 나주시에 있는 글라스밀 공장이 3M의 녹색 일자리 창출의 대표적 사례다.
3M 나주 공장에서 생산되는 글라스밀은 경량화가 중요한 전기자동차의 전비(1kWh 당 주행 가능한 ㎞)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글라스 버블’의 원료다. ‘글라스 버블’은 자동차 강도는 유지하면서 무게를 줄이는 데 기여해 에너지 소모량 감소를 돕는다. 3M은 자동차 업계에 이 ‘글라스 버블’을 공급하며 친환경 자동차의 전비 및 안전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나주시 공장을 통해 녹색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셈이다.
3M은 2050년까지 100% 탄소 중립 실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며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 2021년엔 새로운 환경 목표 가속화를 위해 20년간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2019년 이후 출시하는 모든 3M 제품에는 지속가능성 가치 실현을 위한 노력이 필수로 포함되며, 3M 제품과 솔루션을 사용해 고객이 발생시키는 탄소 배출량을 7500만 미터톤(1000㎏=1미터톤) 이상 막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RE100(필요한 전력량의 100%를 친환경 재생에너지원을 통해 발전한 전력으로 사용하겠다는 기업들의 협약) 회원인 3M은 글로벌 본사를 온전히 재생 가능한 전기로 운영하는 등 공정 중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사, 연구소, 공장을 녹색 일자리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셈.
친환경적인 자동차 산업이란 딜레마 가득한 목표의 해결책으로 떠오르는 녹색 일자리. 녹색 일자리가 기후위기를 돌파할 열쇠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 녹색 일자리란?
전통적인 산업 혹은 새롭게 부상하는 친환경 산업에서 환경을 보존하고 회복하는 데 기여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뜻한다. 국내 정부 기관은 산업 전반에 걸쳐 에너지와 자원의 효율을 높이고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재화를 생산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여하는 양질의 일자리라고 정의한다. 환경부는 청년 녹색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에코스타트업 및 청년 그린창업 스프링 캠프를 통해 청년 창업을 지원하고 특성화고 및 특성화대학원 지정을 통해 청년 녹색인재를 양성한다. 태양광 시스템 엔지니어, 그린빌딩 설계사, 전기차 개발 엔지니어, 탄소 배출권 관리자, 빗물 사용 전문가, 나무 의사, 전기 버스 운전 기사, 기후변화전문가, 산림생태복원기술자 등이 녹색 일자리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