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최형만이 전성기 시절 번 재산과 건강을 잃고 난 후 깨닫게 된 인생관을 털어놨다.
최형만은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 올라온 영상 '도미노 사기로 목동아파트 3채 날려…청력 잃은 KBS 도올 개그맨 근황'에 출연했다.
최형만은 "TV에서 뵀을 때랑 너무 똑같아서 세월이 비껴갔다는 느낌이 든다"는 말에 "방송국에서의 정식 코미디 프로그램은 '돌 강의'가 마지막이었던 거 같다. 벌써 20년 가까이 됐다"고 운을 뗐다.
'돌 강의'는 도올 김용옥 교수를 최형만이 모사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최형만은 "20년 전 많이 벌었을 때는 야간업소, 행사 다니며 하루 5000만원 이상은 번 거 같다. 세상 물정을 모르다가 가지고 있는 돈을 지키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20대 후반일 때 제가 벌어놓은 돈을 우리 어머님이 친척에게 맡겨놨다가 털어먹었다. CF를 찍었는데 회사가 없어지기도 했다. 야간업소 행사 일정을 잡으면서 2~3달 치 계약금을 나 모르게 받고 도망간 사람도 있었다. 난 그 몇 달 동안 일만 했다"고 회상했다.
최형만은 "이후에도 많은 사기를 당했다. '스크린 골프 사업을 하자'고 해서 투자했다가 1억~2억원 수준이 아닌 큰돈을 날리게 됐다. 회사 자체도 부실했고 기곗값을 속였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괜찮은 회사라며 주식 투자를 권유했다. 대기업 협력 업체라더라. 사진도 보여주길래 괜찮은 거 같아서 도장만 찍고 5000만원을 줬다. 종이로 된 증권을 받았는데 나중에 그 종이를 직접 찢을 때 느낌 아시냐. 살을 에는 거 같더라. 정말 너무 아팠다. 저는 이 시대의 제일 미운 사람이 사기꾼"이라고 토로했다.
최형만은 "(사기당한 돈 다 합치면) 목동 아파트 한 3채 날린 거 정도 되지 않을까. 내 스스로가 너무 원망스럽고 바보 같았다. 배운 게 없으니까 좌절했다. 일련의 과정들로 불면증, 우울증까지 왔다"고 고백했다.
최형만은 2년 전 건강이 크게 악화돼 18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는 "평소 이석증이 있었다. 병원에 가서 CT를 찍어봤더니 머리 안에 3.8㎝ 뇌종양이 있었다. 귀로 가는 청신경 위에 종양이 있었다. 신경을 잃어 현재 왼쪽 귀가 안 들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술 이후 8일 만에 나왔는데 고열에 시달리다 새벽에 쓰러졌다. 담당 의사가 세균에 감염됐다고 하더라. 수백명 중에 한 명이 있을까 말까 하는 감염에 내가 걸린 거다. 그날 저녁에 또 머리를 여는 수술을 14시간 동안 했다. 병원에 40일 동안 있으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밝혔다.
최형만은 "삶의 의욕이 없을 때 병원에 가봐라. 어린 아이들이 소아암 걸려서 고통받는 걸 보면 왜 나는 살고 다른 사람은 죽는지 이해를 못 한다. 자기 인생을 돌아보게 되더라. 내가 살아 있는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을 열심히 살자는 게 아니다. 그냥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형만은 "현재는 연예인이 아닌 목회자로 살고 있다. 파킨슨병으로 세상을 떠나신 어머니가 제게 '바른 인간으로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신 게 생각나서 신학을 공부하게 됐다"며 근황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