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소식을 위장한 스미싱(Smishing·악성 앱 주소가 포함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가짜 메시지를 눌렀다가 본인 이름으로 허위 모친상 문자가 수백 건 발송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최근 스미싱으로 인한 2차 피해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KBS가 27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19일 아는 사람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부고 문자를 받은 60대 남성 A 씨는 놀란 마음에 메시지에 포함된 링크(인터넷 페이지로 연결되는 주소)를 눌렀다. 그러나 아무 창도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부친상을 당한 지인에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고장이 열리지 않습니다. 장례식장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그러나 부고는 사실이 아니었고, A 씨가 받은 메시지는 피싱 문자였다. 일정 금액이 소액 결제되는 등 익히 알려진 피싱 사기 수법과 달리 A 씨는 따로 돈이 빠져나가는 등 피해를 보지 않았고, 그렇게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나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틀 뒤 A 씨는 기가 차는 상황을 겪었다. 본인 이름으로 모친상 문자가 지인들에게 퍼진 것이다. 휴대전화 연락처에 저장된 번호로 보내진 허위 모친상 문자는 480건에 달했다. 해당 문자는 본인이 받은 것과 같은 링크가 포함된 피싱 사기 문자였다.
A 씨는 지인들에게 급히 메시지를 보내 "피싱 문자이니 열지 말고 삭제하라"고 알렸다. 하루에 보낼 수 있는 문자가 500통으로 제한된 탓에 사흘에 걸쳐 총 1200통의 문자를 보내 지인들의 피해를 막으려 애썼다.
미처 A 씨가 추가로 보낸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한 A 씨 지인은 별다른 의심 없이 허위 부고 문자에 있는 링크를 눌렀다고 한다. 이후 A 씨에게 상황을 전해 듣고는 즉시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빠른 대응 덕에 추가 피해를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지인은 KBS에 "(휴대전화를) 한 1년 정도밖에 사용을 안 했는데 그냥 유심칩하고 다 (새 걸로) 바꿨다. 그래야 좀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한편 연말이 다가오면서 부고나 건강검진 등을 악용한 스미싱 문자가 활개를 치고 있다. 스미싱에 당하면 연락처나 금융 정보 등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
경찰은 스미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택배나 모바일 청첩장, 부고장, 건강보험 등 메시지를 받을 경우 첨부된 링크를 열어보지 말 것 △만일 열어봤다면 백신 검사를 하거나 휴대전화 초기화 작업을 할 것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신용카드나 계좌 사용 정지를 신청할 것 △금융당국 사이트에서 도움을 받을 것 등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