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 때문에 여대 이력서 다 거름”…블라인드 채용 실무자 '여혐' 논란 글, 급속 확산 중

2023-11-27 16:52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
'여혐' 실무자 채용 관련 글 논란

국내 게임 업계에서 남성을 비하하는 손 모양으로 '남성 혐오(남혐)'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한 기업 관계자가 여대 출신 지원자에게 서류 전형부터 불이익을 준다는 글을 올려 파장이 일고 있다.

2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국내 금융그룹 계열사 중 부동산신탁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누리꾼 A 씨가 '페미 때문에 여자들 더 손해 보는 거 같은데'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사진.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 MS Bing Image Creator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사진.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 MS Bing Image Creator

A 씨는 "일단 우리 부서만 해도 이력서 올라오면 여대는 다 걸러버림ㅋㅋ"이라며 "내가 실무자라 서류평가 하는데 여자라고 무조건 떨구진 않는데 여대 나왔으면 그냥 자소서 안 읽고 불합격 처리 함 ㅋㅋ"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태 보니 게임회사도 이제 여자 좀 거르는 팀들 생겨날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댓글에는 대기업 물류 업무를 전담하는 계열사 직원 B 씨의 댓글이 달렸다.

B 씨는 "안타깝지만 우리 회사도 그렇고 아는 애들 회사도 여대면 거르는 팀이 많다"라고 남겼다.

또 A 씨는 댓글에 "난리 치면 칠수록 기업에서 여자들 극성 맞다고 더 안 뽑아줄 거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블라인드는 직장 이메일 등으로 인증 절차를 거쳐야 가입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A 씨는 자신의 직장명을 그대로 노출한 채 글을 남겼다가 뒤늦게 삭제했다.

그러나 새벽에 올라온 A 씨 글은 밤사이 다수의 누리꾼들을 통해 온라인상에 퍼져나갔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기업 채용 과정에서 여성 차별 행위를 공공연하게 저지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고용노동부에 '고용상 성차별 신고'로 신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신고 링크와 방법 등을 공유하고 있어 게임계 '남혐'에 이어 '여혐'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