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을 벌려 노래방 도우미로 첫 출근한 날 깡패 같은 손님을 만나 눈물을 왈칵 쏟고 일을 관뒀다는 여대생의 사연이 전해졌다. 초짜 도우미가 업소에서 눈물샘이 터진 건 험한 꼴을 당해서가 아니었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에 '나 노래방 도우미 해봤는데 간 첫날에 울었어'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인 여대생 A씨는 "혼자 자취하며 등록금과 월세로 빚이 생겼던 차에 '바 알바' 공고 보고 고민을 일주일 하다 당장 힘들어도 빚은 갚아야지 생각하고 전화해서 갔다"며 사연을 꺼냈다.
그는 "덜덜 떨면서 (보도방에서) 면접 보는데 실장님이 손님이 터치하거나 술 먹이려고 하면 무조건 뛰쳐나오라고 하더라"며 "그런 거 안 하는 손님 많다는 말 듣고 아주 조금 안심하고 그날 바로 일했다"고 소개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처음 들어간 노래방 손님이 무슨 깡패 같아 보였다고. 뭘 해야 하는 지 분간이 안 된 A씨는 소파에서 무서워 벌벌 떨고 있었다.
험상궂게 생긴 손님이 A씨를 보더니 "너 이 일이랑 안 어울린다. 왜 여기 오게 됐냐"고 묻고선 "여기 한번 빠지면 평범하게 일한 돈으로 살기 힘들어지니 오늘만 나오고 그만두라"고 말했다.
이 말에 A씨는 서글프고 고마운 마음에 한 시간 내내 몰래 눈물 닦고 울음 참으면서 버텼다.
우락부락한 손님은 계속 자기 혼자 노래만 부르다가 A씨에게 "여기 다음에 와서 또 있으면 화낼 수도 있다"며 자기 말을 들어달라고 하고는 가버렸다.
A씨는 그렇게 첫날 그 손님만 받고는 노래방에 발길을 끊었다.
A씨는 "그때 그 사람한테 고맙기도 하고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하고 간 것도 반성 중이다"며 "어그로 아니고 실화다. 혹시라도 아르바이트 사이트 보고 눈 꼭 감고 돈 벌어야지 하는 애들 제발 그거 하지마"리고 충고했다.
한편 경기 불황 탓에 싼 가격으로 접대부 여성들과 놀 수 있는 장소로 노래방이 변질하면서 보도방 여성들의 수요도 늘어났다. 예전에는 가출청소년 등이 주로 유입됐으나 이제는 대학생들까지 보도방에 나가는 실정이다.
화류계에 발을 디딘 여대생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룸살롱 등 1종 유흥업소에 많이 나간다. 그러나 가게에 얽매이는 생활이 싫거나 시간을 자유롭게 쓰기 위해 노래방 도우미로 빠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