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부정행위로 적발되자 감독관의 학교로 찾아가 폭언을 한 학부모에 대해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수능 부정행위를 적발했다는 이유로 감독관의 교권을 침해한 학부모를 다음 주 경찰에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교권 침해 학부모에 대해 공동 고발에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명예훼손, 협박 등의 혐의로 고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혐의 등은) 증거를 수집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학부모의 자녀는 수능일인 지난 16일 서울의 한 학교에서 시험 종료 벨이 울린 후 마킹하려고 했다가 교사인 감독관에게 부정행위로 적발됐다.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수험생의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서 감독관이 근무하는 학교로 찾아가 1인 시위를 벌였다.
학생과 학생의 어머니는 수능 다음 날인 17일 감독관의 교무실까지 찾아간 것으로 노조는 파악하고 있다.
학생의 아버지도 같은 날 학교를 찾아갔으며, 감독관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변호사이며, 우리 아이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는 취지로 폭언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수험생 측은 21일에도 교문 앞 피켓 시위를 이어갔다.
두려움을 느낀 감독관은 병가를 내고 학교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와 서울교육청은 "피해 교원의 학교로 찾아가 피켓 시위와 부적절한 통화 등을 한 것은 해당 교원에 대한 위협"이라며 "이는 수능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매우 잘못된 이의제기 방법"이라고 질타했다.
서울교육청은 피해 교원을 보호하기 위해 관계 법령에 근거해 특별휴가, 심리 상담, 교원안심공제에서 보장하는 긴급 경호 서비스를 안내해 지원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현장 교원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교원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고 단호하게 조치할 계획"이라며 "무너진 교권을 회복하기 위해 교권보호 4법 등 제도를 개선하고 교육공동체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