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에 13원 남았다”…고양이 밥주러 매일 산 정상 오르는 캣맘 끝판왕

2023-11-24 10:56

집에서 산 입구까지 버스로 1시간40분
누리꾼들 “천사네” vs “생태계 파괴자”

통장을 탈탈 털어 매일 완전 군장으로 산꼭대기에 올라가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는 캣맘 끝판왕이 등장했다. 초인의 경지에 다다른 캣맘의 고양이 챙기기에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따랐다.

최근 한 네이버 캣맘 카페에 신규 회원이 가입 인사와 함께 자신이 수행 중인 남다른 고양이 구호 활동을 소개했다.

이하 '산고양이 밥주러 매일 산정상에 오르는 캣맘' / 네이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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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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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맘 A씨는 "원래 산을 좋아해 산고양이들을 조금씩 챙기다가 어느 날 산 정상에서 어미와 아깽이(아기 고양이)가 밥 달라고 뛰어온 게 눈에 밟혔다"며 "그 일이 계기가 돼 산을 오를 때 5~7kg 사료를 배낭에 메고 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깽이들이 많아서 고단백 사료를 구입해 섞어주고 있는데 하루에 건사료 3kg, 습식 캔 15개를 먹어치운다"며 허리가 휜다고 전했다.

또한 "이젠 제가 가면 애들이 밥 달라고 뛰어나온다"며 "건사료에 (영양제인) 엘라이신과 타우린도 타주고 있다"고 했다.

산이 집에서 가까운 것도 아니다. 버스를 2번 갈아타는데 1시간 40분이 소요된다. 택시로는 편도 2만원이 나오는 거리다.

A씨가 산 정상에 서식하는 고양이들만 돌보는 게 아니다.

그는 "얼마 전 등산로 입구에 아이들 밥자리, 잠자리를 시청에서 싹 치워서, 기본 캣맘분이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가 민원 걸어 새로 밥자리, 잠자리를 세팅했다"며 "애들 사료 안 떨어지게 매일 당근을 보낸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은행 잔고는 거덜 났다. 통장에 13원 남았다고.

그러거나 말거나 A씨는 오늘도 산을 탄다.

네이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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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늘 들고 갈 짐의 무게를 재보니 사료와 습식 파우치만 9kg나 된다"며 "정상까지 아주 천천히 올라갈 거다. 밥 줄 생각하니 또 설렌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A씨는 관련 사진을 투척했다.

누리꾼들의 반응 무게추는 한쪽으로 기울었다.

"대단하다", "천사다", "산 정상이면 주택가 피해는 없겠네"라며 호응하는 목소리는 묻혔다.

그보다는 "제정신이 아니다", "생태계 파괴자"라는 비난 쪽에 힘이 실렸다.

이들은 "새랑 다람쥐 다 죽여놓네", "저 많은 걸 들고 매일 정상 찍는 거면 (산악인) 엄홍길도 손뼉 치겠네", "고양이 밥 주는 게 숭고하고 위대한 일로 이해하는 듯" 등 비꼬는 댓글을 쏟아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