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축구선수 황의조(31·노리치시티)의 사생활 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여성이 황 씨의 친형수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상 유포로 피해를 입은 황의조 전 여자친구의 변호인이 입장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
KBS는 22일 "황의조 사생활 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여성 A씨가 황 씨의 친형수로 확인됐다"며 "구속된 A씨는 황 씨의 형과 함께 해외출장 등에 동행하며 뒷바라지를 돕는 등 사실상 매니저 등의 역할을 했던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A씨는 지난 6월 SNS 등을 통해 자신이 황의조의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황 씨와 여성들의 사생활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황의조의 불법 촬영 영상으로 피해를 입은 전 여자친구 B씨 측은 이런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이날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지난 16일 피해자가 불법 촬영물 유포자인 A씨 구속 심사에 갔었기 때문에 (A씨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며 "유포 범죄자 정체에 초점이 맞춰져 '불법 촬영물 유포'라는 사건의 본질이 흐려질까 봐 언급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영상 유포자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A씨는 범행 내용을 부인했다. 황의조는 자신의 형수인 A씨에 대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은의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황 씨가 피해자 측에도 처벌 불원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런 점으로 봤을 때 황의조와 (영상 유포자인) 형수 A씨는 이해관계를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다소 뜻밖의 말을 꺼냈다.
그는 또 이날 구속 심사 도중 A씨가 (불법 촬영 외에) 황의조의 다른 범죄 혐의를 언급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처벌해달라고 요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B씨는 황의조와 영상 유포자인 황의조 형수 A씨를 모두 고소한 상태다.
황의조는 지난 18일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황의조 법률대리인은 입장문을 통해 "(성관계 영상은) 당시 연인 사이에 합의된 영상"이라며 "여성이 볼 수 있는 곳에 휴대 전화를 세워놓았고, 여성에게 영상을 공유까지 했다면 이를 불법 촬영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피해자 B씨 측은 "황의조와 교제한 적은 있지만 그 당시나 그 후로나 민감한 영상의 촬영에 동의한 바가 없었고 계속해서 삭제해달라고 청해왔다"고 즉각 반박했다.
경찰은 황 씨의 휴대 전화 여러 대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 중이다. 더불어 황의조 형수인 A씨가 왜 사생활 영상을 유포하고 협박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한편 황의조는 지난 21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에 교체 출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성범죄 혐의를 받는 황의조를 기용한 이유에 대해 "국내에서 그런 논란이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혐의가 명확히 나올 때까지는 진행되는 상황인 것으로 안다. 당장 어떤 문제나 죄가 있다고 할 수 없기에 운동장에서 활약하도록 돕는 게 지도자의 역할인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