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가대표로 출전한 한국계 귀화 선수 송의영이 경기 종료 직후 한국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감동을 주고 있다.
송의영은 지난 1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에 출전했다. 한국 출신이지만 지난 2021년 싱가포르로 귀화한 그는 싱가포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FIFA 랭킹 24위인 한국을 상대로 밀집 수비를 펼치며 선방했던 싱가포르(랭킹 155위)는 전반 후반 조규성의 선제골 이후 급격히 무너졌다. 결국 연달아 5골을 내주며 0-5로 뼈아픈 패배를 맛봤다.
경기 종료 직후 싱가포르 대표팀의 송의영은 직접 한국 선수들을 찾아가 깍듯이 인사를 건넸다. 송의영은 대표팀 캡틴 손흥민부터 막내 이강인에 이르기까지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허리를 숙이며 악수를 청했다.
직캠 영상을 본 한국 팬들은 "싱가포르 국대로 뛰는 우리 선수도 다들 너무 멋지다. 이런 훈훈한 장면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얼마나 가슴이 벅차고 또 미묘하기도 했을까... 앞으로도 싱가포르 국대로 건강하게 멋진 플레이 보여주시기를 기원하겠다", "얼마나 같이 뛰고 싶었을까 하는 마음이 간절하게 느껴진다", "어디에 계시든 당신의 열정을 응원하겠다. 멋있었다 송의영 선수", "실력과 무관하게 태도에서 인간적인 성숙함이 묻어난다. 건강하게 건승하길", "싱가포르 선수 중 제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귀화 선수였다니. 한국 상대로 경기 뛴다는 생각에 벅차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멋지다. 응원하겠다" 등 응원 댓글을 남겼다.
송의영은 지난 15일 한국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 상암에서 뛴다고 했을 때 설레었던 건 사실이다. 물론 어웨이 자격으로 왔지만 서울 상암에서, 그리고 한국 팬들 앞에서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었다.
16일 경기 직후 이어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는 한국 선수들을 치켜세우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경기를 치르며 한국 선수들의 자세에 감명받았다"며 "정말 잘하는 (한국) 선수들이 프로 의식마저도 강하다는 것에 정말 감명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경기 전 애국가를 불렀냐는 질문에 "애국가가 나왔을 때 조용히 따라 불렀다"며 "제게는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한국전이다. 또 어릴 적부터 꿈꾸던 순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애국가를 불렀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그는 이날 경기장을 찾은 한국의 가족들을 언급하며 "5년 만에 가족 앞에서 경기를 뛰었다. 그래서 이번 한국전이 저에겐 정말 감사한 순간이었다"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1993년생으로 올해 30세인 송의영은 인천에서 태어나 2012년 홈 유나이티드(싱가포르)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했다. 지난 2021년 싱가포르로 귀화해 싱가포르 국가대표로 활약 중이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싱가포르 축구협회와 체육회의 거듭된 권유로 귀화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군 면제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귀화 전 홀어머니 부양이라는 생계형 사유로 이미 면제를 받은 상태였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