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MVP 오지환에게 골치 아픈 돈 문제가 생겼다

2023-11-17 12:15

롤렉스 세금, 안 내거나 폭탄 맞거나

이하 고 구본무 LG 회장이 구입해 금고에서 잠들어 있던 롤렉스 시계. / 뉴스1
이하 고 구본무 LG 회장이 구입해 금고에서 잠들어 있던 롤렉스 시계. / 뉴스1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우승팀 LG트윈스의 주장 오지환(33)이 복잡한 셈법에 빠졌다. KS MVP로 선정되면서 26년간 구단에 봉인됐던 롤렉스 시계의 주인이 되는 영광을 안았는데 세금 문제를 맞닥뜨린 것. 롤렉스 시계는 LG트윈스의 우승 상징물인 만큼, 구단이 오지환의 부담을 고려해 세금 문제를 해결해야할 듯 싶다.

알려진 대로 과세 대상은 롤렉스의 금색 데이데이트(day-date) 모델이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이 1997년 해외 출장길에서 이 시계를 직접 구입한 뒤 “우승하면 KS MVP에게 전달하라”며 구단에 넘겼다고 한다. 구매가는 언론마다 4400만원, 8000만원으로 격차가 있다.

현재 시계의 법적 소유주가 구본무 회장의 재산을 상속받은 아들 구광모 LG 회장 등 개인인지, LG트윈스 구단 등 법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 시계는 1997년부터 LG트윈스가 보관해오고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단종된 이 시계는 중고 시장에서 1억원을 훨씬 호가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언론에서는 1억 2000만원~1억 6000만원으로 예상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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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이 이 시계를 수령하면 세금을 얼마나 내야 할까. 조선일보에 따르면 오지환이 시계를 증여, 사업소득, 기타소득 중 어느 항목으로 신고하느냐에 따라 세금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이 시계를 구광모 회장이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아 개인적으로 오지환에게 전달한다면 대가 없이 주는 것으로 증여세 납부 대상이다. 이 경우 오지환이 직접 증여세를 내야 한다.

증여세는 시가 기준으로 책정되며, 증여가액이 1억원 이하라면 금액의 10%를,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일 경우엔 20%를 납부해야 한다. 이 롤렉스의 시세를 1억5000만원이라고 가정한다면, 해당 금액의 20%인 3000만원을 내야 한다.

매체에 따르면 증여로 보아도 세금을 내지 않을 수 있다. 오지환이 해당 시계를 기증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증여 계약이 해제된 것으로,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롤렉스 시계의 소유권이 LG 구단이라면 다른 방식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이 경우 기타소득(상품이나 상금)으로 분류된다. 이때는 현 시세에 대해 기타소득 세율 22%(원천징수세율 20%+지방소득세 2%)를 적용해 계산해야 한다.

LG 구단은 롤렉스 시계를 전달하면서 시가에 해당하는 1억5000만원을 기타 소득금액으로 봐 세율 22%인 3300만원을 원천징수해야 한다.

오지환은 내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할 때 기타소득으로 1억5000만원을 합산해 신고하고 원천징수 세액을 공제받지만, 상당한 종합소득세 납부는 각오해야 한다. 기타소득도 연 합계가 300만원 이상이면 종합소득세 신고시 합산 과세된다.

2023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MVP인 LG트윈스 오지환. / 뉴스1
2023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MVP인 LG트윈스 오지환. / 뉴스1

매체에 따르면 사업소득으로 과세될 경우에도 상당한 세금을 내게 될 수도 있다. 오지환 같은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개인사업자로 분류되기에 근로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을 낸다. 따라서 롤렉스는 운동선수가 출전한 대회의 부상 개념으로 ‘사업소득’으로 과세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 이 경우 소득에 합산 과세된다.

종합소득세율의 경우 과세표준이 8800만원~1억 5000만원 이하일 경우 이미 세율이 35%가 적용된다. 종합소득세율은 누진세율이라 과세표준이 높을수록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이 시계의 시세가 1억원을 호가한다는 점, 오지환이 고연봉의 프로야구 선수라는 점 등을 따져보면 세금 폭탄을 맞게 될 수 있다.

단순 세율만을 따져보더라도 현재로선 증여세를 납부하는 것이 가장 유리해 보인다.

만일 오지환의 증여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구광모 회장이 증여세를 대납해 준다면, 오지환은 증여세 대납 상당액을 롤렉스 시계 증여 재산에 가산해 증여세를 납부하면 된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