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50) 법무부 장관의 부인이 공개 행보에 나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한 장관 부인 진은정(48) 변호사가 공개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진 변호사는 대한적십자사가 서울 중구 소파로 서울사무소 앙리뒤낭 홀에서 개최한 ‘2023 사랑의 선물’ 제작 행사에서 선물 꾸러미를 제작하는 봉사활동을 벌였다.
진 변호사 외에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부인 김희경씨, 김영호 통일부 장관의 부인 남미경씨,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부인 유금재씨 등 다수의 국무위원 부인이 방한용품, 생활용품 등 10종으로 선물 꾸러미를 제작하는 봉사활동에 나섰다. 이들을 포함해 주한 외교 대사의 부인, 차관 부인, 금융기관장 및 공공기관장 부인 등 70여 명이 봉사활동을 벌였다.
대한적십자사는 봉사자들이 제작한 선물 꾸러미 3000세트를 결연을 통해 보살피는 취약계층 노인들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아동·청소년들에게는 3만원 권 도서상품권 2000매를 지원한다.
진 변호사는 한 장관과 서울대학교 법대 동문이다. 둘은 캠퍼스 커플로 지내다 결혼에 골인했다. 진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로스쿨 법학 석사를 이수했다. 2006년엔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법무법인 바른을 거쳐 로펌계의 삼성으로 불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2009년부터 근무하고 있다.
진 변호사가 공개 행보에 나섬에 따라 한 장관이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한 장관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향한 민심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총선판을 흔들 수 있는 거물급 인사다.
국민의힘도 한 장관 총선에 내보내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지난달 23일자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총선판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한 장관을 종로에 출마시키면 어떨까’하는 의견이 나왔다”며 “물론 한 장관의 뜻에 달린 문제긴 하지만, 수도권 후보 배치 차원에서 거론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 장관이 출마한다면 지역구는 종로일 가능성이 높다. 종로는 ‘정치 1번지’로 불릴 정도로 정치적 상징성이 큰 곳이다. 대선주자나 원로급 정치인을 다수 배출한 지역구다. 윤보선·이명박·노무현 전 대통령이 종로에서 당선됐다. 정세균·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종로를 거쳤다. 한국 정치를 상징하는 곳인 만큼 여야 모두 중량감 있는 후보를 종로로 내보낸다.
국민의힘으로선 인지도가 높은 한 장관을 내보내 수도권 선거를 이끌게 함으로써 총선 위기론을 극복하겠다는 생각을 품을 만하다. 물론 리스크를 간과할 순 없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종로에 도전했다가 낙선했다. 황 전 대표가 정치적 활로를 찾지 못하는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낙선하면 재기 불가능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종로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인사는 이낙연 전 총리,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이자 현재 종로지역위원장인 곽상언 변호사다. 다만 이 전 총리의 경우 지난 대선 경선에 뛰어들며 종로에서 의원직을 내놓은 바 있기에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민주당은 이 전 총리가 의원직을 내놓은 걸 귀책 사유로 간주해 제20대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진 종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당시 선거에선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52.09%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김영종 후보가 28.41%로 2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