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기의 사기꾼 전청조(27)가 ‘양엄마’라고 부른 여성은 과연 누구일까. 전청조가 이 여성의 집에서 5개월간 머물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양엄마’가 전청조의 사기 행각을 적극적으로 도왔을 가능성이 무게가 실리고 있다.
MBC '실화탐사대'는 9일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의 전 연인인 전청조의 사기 행각을 소개하며 ‘양엄마’가 전청조와 함께 사기를 벌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전청조는 임신을 빌미로 전 남자친구에게 돈을 요구하거나 남자친구 부모의 신용카드를 마음대로 사용했다. 피해자의 가족과 친구가 애견숍에서 결제한 내역이 수상해 CC(폐쇄회로)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전청조와 전청조가 ‘양엄마’라고 부른 여성이 함께 있었다.
‘양엄마’가 공범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전청조와 승마, 해외여행 등 호화생활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전청조에게 사기를 당한 동네 후배도 ‘양엄마’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방송에 밝혔다.
동네 후배는 "이 사람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날 만날 때 페라리를 타고 왔다. 그 사람 은행 계좌로 돈까지 보냈다. 공범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엄마’ 남편은 방송 인터뷰에서 전청조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고 밝혔다. 남편은 "걔(전청조)가 우리 집에 와서 한 5개월가량 같이 있었다. 청조라는 애 때문에 제가 많이 괴로웠다.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려고 이것저것 알아봤는데 도대체 정체를 알아낼 수가 없더라. 워낙 거짓말을 많이 하고 (정체가) 바뀌고 해서"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전청조가 저지른 사기는 한두 개가 아니다. 우선 그는 강연 등을 하면서 알게 된 23명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28억원가량을 건네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전청조는 주로 해외 비상장 회사나 국내 애플리케이션 개발 회사에 투자를 권유하는 식으로 돈을 뜯었다. 결혼할 것처럼 사기를 치는 수법으로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 경찰은 서울 송파경찰서, 강서경찰서, 중부경찰서에 전씨의 사기 등 혐의에 관한 고소·고발장이 잇따라 접수되자 관련 사건 총 12건을 송파경찰서가 묶어서 수사하게 했다. 송파경찰서는 10일 오전 전청조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해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했다. 경찰은 전청조를 검찰에 송치한 뒤에도 남현희와 함께 구치소를 찾아가 대질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송파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던 전청조는 10일 오전 7시35분쯤 검은색 상·하의와 모자를 착용하고 호송줄에 묶인 채 모습을 드러냈다. 마스크를 쓴 전청조는 "남현희와 공모한 게 맞느냐", "펜싱협회 후원은 남현희가 제안한 거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눈을 질끈 감더니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라면서 답변을 피했다. 전청조는 "남현희는 (전청조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데 입장이 있나" "남현희가 주장하는 것 중 가장 반박하고 싶은 게 있다면" 등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채 호송 차량에 탔다.
전청조는 전 연인인 남현희(42)를 스토킹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지난달 27일 오전 1시 9분쯤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 있는 남현희 모친 집을 찾아가 여러 차례에 걸쳐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른 혐의를 받고 있다. 남현희가 헤어지자고 한 뒤 연락이 닿지 않자 남현희가 머물고 있던 남현희 모친 집에 찾아와 범행했다.
전청조는 지난 8월 31일 남현희 조카인 중학생 A군의 엉덩이 부위를 길이 1m가량의 어린이 골프채로 10여 차례 때린 혐의, 지난 4월 A군이 남현희에게 용돈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주변에 친구가 없게 해주겠다", "경호원들을 학교로 보내 작업을 치겠다"는 등의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혐의도 받는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9일 스토킹 처벌법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협박 등 혐의로 전청조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