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AC밀란과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를 앞두고 양 팀 팬들 간의 폭력 사태가 발생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밤사이 밀라노의 유흥가인 나빌리 지역에서 AC밀란과 PSG 팬들이 충돌해 34세의 프랑스 남성이 중상을 입었다.
이 남성은 흉기에 다리를 두 군데 찔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약 100명의 AC밀란 과격 팬들이 자정 직후 나빌리 지역의 술집 야외에서 술을 마시던 PSG 원정 팬들을 습격하면서 발생했다.
이들은 상점의 의자와 테이블을 집어던지고, 술병과 잔을 바닥에 내던지면서 난동을 피웠다. 상점 이용객들과 행인들은 극심한 공포에 떨어야 했다.
난동은 약 10분간 지속됐고, 이들은 "우리는 밀란(밀라노 사람)"이라고 외친 뒤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 소식을 듣고 흥분한 PSG 팬들이 몰려들자 경찰이 해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2명도 상처를 입었다.
양 팀 팬들은 지난달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두 팀의 1차전에서도 관중석에서 몸싸움을 벌인 바 있다. PSG는 한국인 선수 이강인이 소속된 팀으로, 이강인은 당시 홈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팀의 3-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AC밀란 팬들이 당시 사건을 이유로 조직적으로 보복에 나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9월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한 팬이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밀라노에서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AC밀란 구단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에게 축구는 증오가 아니라 열정"이라며 "스포츠는 분열이 아닌 단합을 위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게시하고 폭력 사태를 비난했다.
두 팀은 이날 오후 9시 밀라노의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두 번째 대결을 펼친다. PSG가 2승 1패로 F조 1위를 달리는 반면 AC밀란은 2무 1패로 조 최하위에 처져 있다.
밀라노시 당국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자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대규모 경찰 인력을 현장에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