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상 한 편에 1300만원을 태운 유튜버가 있다. 방탄 실험을 한다고 고가 명품 시계에 직접 총을 격발한 '무대뽀남'이다. 조회수가 높지 않아 제작비를 거의 날렸지만 구독자들은 그의 투철한 직업 정신(?)에 격려를 보냈다.
지난 7월 구독자 39만여명을 보유한 유튜버 '건빵튜브'의 채널에 '롤렉스 시계가 진짜 방탄이 된다고?'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건빵튜브는 총기류를 이용한 실험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사격수 출신 유튜버다.
이번 미션은 롤렉스 시계 방탄 실험. 구독자의 요청 때문이었다.
유튜버는 "롤렉스 시계가 방탄이 된다는 말 같지 않는 소리가 있어서 직접 쏴보기로 했다"고 출전의 변을 밝혔다.
소품 확보를 위해 유튜버는 롯데백화점에서 '오픈런'을 3차례 시도했지만 번번이 허탕을 쳤다.
득템 확보에 실패한 유튜버는 눈물을 머금고 자기 애장품을 풀었다. 5년 정도 찼던 롤렉스 시계를 방출한 것. 007 영화도 아니고 정들었던 롤렉스 시계를 영상에 태우기로 한 것이다.
유튜버는 "중고 시계 하나 부수는 게 뭐 그리 유난이냐 하실 수 있겠지만 오랜 정이 붙은 진짜 아끼는 시계이고 지금 팔면 1300만원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대형 유튜브 채널은 이 정도 제작비가 그리 큰 돈이 아닐 수 있지만 1인 창작자에게는 막대한 출혈이 아닐 수 없다. 업계에선 유튜브 영상 제작의 평균 단가를 70만원~120만원 정도로 추산한다.
총구 앞에 선 롤렉스 시계는 익스플로러1 모델. 5mm 두께의 아크릴 박스 안에 고이 모셨다. 박스 뒤에는 스틸 타겟(표적지)를 댔다.
사격에 사용될 총기는 SIG MPX 모델.
아쉬움을 삼키며 유튜버는 심호흡도 없이 조준 그리고 사격. 총탄이 시계의 거의 정중앙에 적중됐다.
시계는 산산이 분해됐지만 부품은 대부분 온전하다. 시계가 총알을 맞은 흔적도 없이 튕겨내는 게 아니라 시계는 부서질지언정 총알을 관통시키지 않았다. 시계가 충격을 흡수해 아크릴 박스도 깨지지 않았다.
실험을 마친 유튜버는 "역시 롤렉스 시계가 튼튼하다"며 "방탄은 되지만 손목은 보장 못 한다"고 결론지었다.
분해된 부품을 하나둘 정리한 유튜버는 총 맞은 시계를 시계 장인에게 들고 가 조립하기로 했다.
영상 게재 후 4개월 동안 조회수는 약 35만회. 조회수 1회당 1원으로 계산하면 총수익은 35만원으로 소품(중고 롤렉스 시계)값의 2%에 불과하다.
영상을 접한 구독자들은 유튜버에게 안타까움이 묻은 박수를 보냈다.
이들은 "쏴 달라고 하는 사람도 미쳤고, 요청 들어주는 유튜버도 미쳤다", "대박이란 말밖에 안 나온다", "채널 떡상해서 롤렉스 여러 개 사길 바란다", "롤렉스 협찬받아도 심장 떨려 못 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텐데", "롤렉스 회사가 이 영상보고 시계랑 광고 하나 보내주길 기원한다" 등 반응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