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이 학교 교사가 컴퓨터실에 있는 컴퓨터의 주요 부품을 저가 제품으로 바꿔치기한 뒤 팔아치웠다. 교사는 이를 통해 번 돈을 투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영등포의 한 중학교 컴퓨터실. 컴퓨터를 이용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컴퓨터 속도가 많이 느려진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학교 측은 처음엔 컴퓨터를 잘못 사용하거나 PC방급 사양을 바라는 것 아니냐며 학생들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학생들 사이에서 컴퓨터가 이상한 것 같다는 말이 계속 나오자 학교 측은 수리업체를 불렀다. 컴퓨터를 뜯은 수리기사의 입에서 황당한 말이 나왔다. 컴퓨터 CPU가 교체됐다는 것. 50만원대 CPU가 4만원대 저가형으로 교체됐다고, 그것도 한두 대가 아니라 20대가 넘는 컴퓨터의 CPU가 모두 바뀌었다고 수리기사는 밝혔다.
알고 보니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수업을 하던 시기에 한 교사가 학교가 비어있는 틈을 타 CPU를 바꿔치기 한 사실, 문제의 교사가 1300만원이 넘는 불법 수익을 투자금으로 사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영등포구의 한 중학교에 설치된 PC 20여대의 CPU를 훔친 혐의(절도)로 교사 A씨를 2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을 하던 시기인 2021년 6∼8월 비어있는 학교 교실 PC에 장착된 50만원 상당의 CPU를 4만원대 저가 부품으로 갈아 치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빼돌린 CPU를 판매해 챙긴 돈으로 대부업체에 투자했다가 잃은 투자금을 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현재 다른 학교에서 근무하는 만큼 유사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