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때 부부가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혼율이 높아졌다는 연구결과가 외국에서 나온 적이 있다. 집안 생활이 길어지며 가족 갈등이 커져 인간관계의 단절을 낳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아니라 암 때문에 집에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한 누리꾼이 암에 걸려 어쩔 수 없이 집에 머물고 있는 자신에게 아내가 꼴 보기 싫다고 말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누리꾼 A씨는 후두암으로 수술을 두 번 받았음에도 암이 전이돼 4기 진단을 받은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선 현재는 회사에 다니면서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방사선 치료 1주 차엔 별 이상이 없었지만 2주 차부터 미각을 상실하고 고체 음식을 먹기 어려워질 정도로 몸 상태가 나빠졌다고 했다. 3주 차부터는 환자용 식사 대용 음료를 먹으며 일하다 통증이 너무 심해져 회사를 쉬기로 하고 이 같은 사실을 아내에게도 알렸다고 했다.
그런데 A씨는 집에 머무는 동안 아내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아내는 집에서 종일 게임을 하는 꼴을 보기 싫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나는 아픈데 그걸(게임을 하는 걸) 먼저 생각한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다음날 글쓴이는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안 좋아져서 입원했다. 아내는 심한 말을 던진 데 대해 사과했다. 그런데 글쓴이 몸 상태가 호전되자 “일주일에 3일이라도 출근하면 안 돼?”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아직 방사선 치료를 반도 못 끝낸 상황이고 앞으로는 더 아플 텐데, 너무 고통스러워 방사선 치료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까지 드는데도 이게 최선의 방법이라서 (고통스러워도 방사선 치료를) 하고 있다”라면서 “(아내의 모진 말로 인해) 암 진단 받았을 때만큼 멘털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충격적인 사연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늘의 유머에 올라온 원 글은 삭제됐지만 사연이 워낙 놀랍기 때문인지 ‘현재 커뮤니티에서 논란인 와이프’이란 제목으로 캡처돼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이토랜드에서 사연을 접한 한 누리꾼은 “집에 혼자 있어야 친구들 만나러 나가고 뒹굴 거리고 드라마 보고 깔깔 거릴텐데 남편이 있으니 뭔가 집안일 하는 척하려니 힘든가 보네”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도 “집에서 놀고 먹고 해야 하는데 남편이 집에 계속 있으니 불편한가 보다. 머리로는 어쩔 수 없다는 걸 이해는 하고 있으나 감정적으로는 용납이 안 되나 보다. 말을 할 때 뇌를 거쳐서 해야 하는데 감정이 우선이니 그냥 툭 뱉어버리니 저런 말이 나오지”라고 말하며 글쓴이 아내에게 분노했다.
글쓴이 아내를 겨냥해 “오로지 자기 감정이 중요하고, 그 상황에서 자기가 느낀 감정이 가장 중요하며, 그 상황에서 공감을 안 해주면 배려심 없는 사람으로 취급한다. 그런 식으로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심어주면서 점점 상대방을 이상하고 부족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라고 지적한 누리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