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에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폐교 위기에 처한 홍도분교를 살리려고 이곳으로 전학하거나 입학하는 학생 가정에 여러 혜택을 준다고 하자, 벌어진 일이다.
지난 30일 기준 80세대 이상 학부모가 신안군에 전학 문의를 했다고 연합뉴스가 같은 날 보도했다. 문의 전화는 전국 곳곳에서 걸려 오고 있는데, 심지어 홍도분교와 약 680㎞ 떨어진 거리에 있는 강원 동해시에서도 전학을 문의하는 전화가 왔다고 한다.
앞서 신안군은 지난 16일 파격적인 계획을 발표, 홍도분교에 입학하거나 전학하는 학생의 부모에게 숙소를 제공하고 매월 320만 원 상당의 일자리를 마련해 준다고 제안했다. 이외에 아동(만 18세 미만) 1인당 연간 40만 원을 지급하는 햇빛아동수당을 내년부터 80만 원으로 늘리는 방안도 제시했다. (관련 기사 보기)
신안군이 이런 지원책을 내놓은 건 폐교 위기에 놓인 홍도분교를 살리기 위함이다.
신안군 흑산면 홍도에 있는 공립초등학교인 흑산초등학교 홍도분교는 1949년 6월(당시 홍도공립국민학교) 개교했다.
74년 간 섬마을을 지켜온 이 학교의 전교생은 고작 3명(올해 3월 기준)뿐이다. 그마저도 모두 6학년인 탓에 이 학생들이 졸업하면 내년엔 학교가 텅 비게 된다.
상황이 이래지자, 신안군은 지역 주민들과 협의해 대처 방안을 논의하고 학교 살리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군은 일단 시범적으로 입학·전학 가구 4세대를 모집할 계획이라고 한다.
선발 기준은 초등학생 자녀가 많은 가정으로, 같은 조건이라면 저학년생이 많은 가정을 우선 선발할 방침이다.
또 이들이 살 주거 공간 정비를 마치면 선발 예정 4세대의 3배수인 12세대를 홍도로 초빙해 설명회를 열어 학교 시설이나 주거 시설을 공개할 예정이다. 홍도 지역민들과 만나 대화하는 자리도 마련, 현지 적응 여부도 점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박우량 신안군수는 "홍도분교 사례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확인한 만큼 흑산 본도와 인근 작은 섬 학교에 대해서도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홍도는 섬 전체가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170호)으로 지정돼 있다. 목포로부터 107㎞ 정도 떨어져 있는 곳으로, 육지로 나오려면 쾌속선을 타고도 2시간 40분 정도가 걸린다. 인구 500명 정도가 사는 작은 마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