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신 안 보고 싶다”... 우정·교감 선호하는 Z세대

2023-10-30 18:39

미국 Z세대 44.3% “미디어가 로맨스 남용”
전문가들 “다양한 관계 묘사 필요”

10대 초반에서 20대 중반에 걸친 소위 ‘Z세대’들의 절반 가량이 성적인 관계를 묘사한 콘텐츠보다 이해와 우정 같은 정서적 교감을 담은 콘텐츠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스마트폰 자료 사진 / MS Bing Image Creator, Framesira-shutterstock.com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스마트폰 자료 사진 / MS Bing Image Creator, Framesira-shutterstock.com

지난 26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스콜라·스토리텔러즈센터(CSS)가 지난 8월 13~24세 청년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들의 51.5%가 남녀 간의 에로스보다는 플라토닉에 중점을 둔 콘텐츠를 보고 싶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의 47.5%는 영화나 TV프로그램에서 성관계를 나누는 장면이 불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또 응답자의 44.3%는 미디어에서 로맨스를 과도하게 부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응답자의 39%는 콘텐츠 관람 시 성적인 지향이 없는 캐릭터가 더 등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얄다 울스 박사는 “이번 조사 결과는 청소년들이 남녀 간의 사랑 이외에 더 많은 종류의 관계가 미디어에 반영되기를 원하는 것을 보여 준다”며 “스토리 텔러들은 인물을 만드는 주된 수단으로 남녀 간의 사랑과 섹스를 사용해 왔지만, 이제는 청소년들이 인간관계의 여러 양상을 반영하는 이야기를 원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Z세대의 이 같은 성향을 로맨스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노맨스(Nomance)’로 지칭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당시의 고립된 생활이 청소년들로 하여금 정서적 연결을 중시하는 경향을 강화시켰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스테파니 리바스-라라는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공동체의 의미와 그에 따른 고립에 대해 젊은이들 사이에 폭넓은 담론이 있었다”며 “청소년들은 미디어를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며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제 3의 장소’로 생각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