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한 어머니가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배우 고 이지한 어머니가 29일 아들의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긴 글을 올렸다.
이지한 어머니는 "세상 그 모든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아들 지한아. 엄마야. 오늘이 너를 못 본 지 1년이 되는 날이라고 하네. 난 지금도 엊그제 널 본 것처럼 네 얼굴이 또렷한데 말이야. 두 달 전 네 생일에도 네가 오질 않았는데 못 본 지 1년이 되었다는 오늘까지도 너는 여전히 우리 옆에 없구나"라고 했다.
이어 "아무리 기억을 해내려 해도 너의 그 맑은 눈빛이 도저히 기억이 나질않아서 엄마는 요즘 또 어제와는 다른 절망과 싸우고 있어. 이태원 그 길 위에서 숨 막히는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까"라며 "너를 구하러 엄마 아빠가 이태원으로 달려갔어야 하는데. 그날 엄마라도 달려갔더라면 네가 그 차갑고 추운 길 위에서 구조도 못 받고 하늘나라로 가버리진 않았을 거라는 죄책감에 하루하루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구나"라고 토로했다.
그는 "엄마는 정말 이 정부가 싫다. 살려달라고! 압사당할 거 같다고! 수화기에 또렷이 너희들의 비명소리를 듣고도 외면해 버린 짐승들… 한 명도 죽지 않게 할 수 있었건만 도대체 왜! 정부는 예견된 참사에 대비하지 않았는지 매일 눈을 감고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고 분노는 너를 못 본 날 수만큼 나날이 커져간다. 그래서 엄마는 오늘도 다짐한다. 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찾아보려 한다"고도 했다.
어머니는 "지한아. 너의 그 맑고 착했던 눈빛이 사무치게 보고 싶구나. 지한아, 엄마는 너를 너무 사랑했다. 엄마는 눈감는 그 순간까지 너를 사랑한다고 중얼거리며 눈을 감으려 한다. 조금 이따 만나자"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사람들이 압사당하는 다중밀집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59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