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42)와 결혼을 발표한 전청조 씨(27)의 기상천외한 허풍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미팅한 적이 있다고 뻥 치더니 이번에는 전 씨가 거주하는 국내 최고급 호텔 레지던스 이웃 주민이라는 지인의 추가 폭로가 전해졌다. 바로 '현금 51조원' 보유 주장이다. 전 씨가 휴대전화에 깔린 은행 앱으로 잔고를 보여주니 피해자들은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지난 25일 유튜버 로알남이 운영하는 구독자 18만명의 채널에 '저는 전청조의 실제 지인입니다. 양심 고백하겠습니다'라는 영상이 떴다. 영상에는 유튜버 본인이 직접 등판해 전 씨와 깊게 엮인 인연과 그의 사기 행각을 낱낱이 폭로했다.
전 씨가 사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입주민이라는 로알남은 "(영상 촬영) 불과 5분전 에도 전 씨를 만났다. 전 씨, 남현희, 경호원 이렇게 세 사람이 엘리베이터에 있더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이번 의혹이 터지기 전에도 전 씨와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였다"며 그와 처음 대면한 시기는 지난 6월 초였다고 털어놨다.
구체적으로 "시그니엘에서 술 사려고 입주민 라운지인 42층으로 내려갔다. 거기서 키가 되게 작은 분이 '어 로알 로알' 하길래 구독자분인가 하고 인사드렸다"며 "본인을 파라다이스 호텔 (회장) 혼외자로 소개하면서 전화번호를 물어봐 서로 교환하고 그날은 그렇게 마무리됐다"고 회상했다.
그 후 두 사람의 접촉은 꾸준히 이어졌다. 새벽에 전 씨가 "뭐하고 있냐"고 물어왔고 로알남이 "술 마시고 있다"고 하면 "다음에 술 한잔하자" 이런 식으로 연락을 줬다.
로알남은 "시그니엘 42층에서 많이 마주쳤다. 전 씨도 흡연해서 저보고 '담배를 같이 피자, 42층으로 내려와라'라고 연락을 해웠다"고 했다.
두 사람이 우연히 42층에서 마주친 게 아니라, 집에 있는 사람에게 담배를 같이 피자고 42층으로 초청한 것이었다. 시그니엘 42층엔 흡연실이 마련돼 있다고 한다.
로알남은 "어느 날 42층에서 담배를 같이 피며 2시간 정도 얘기 나눴는데 본인이 ''엔비디아' 대주주이고 IT 쪽으로도 일하고 있고 투자도 하고 있고 비상장 주식을 상장시킨다'는 얘기를 했다. 카지노 사업 경영도 물려받았다고 했다"며 "저랑 같이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는데 내가 선을 그었다"고 설명했다. 상식적으로 재벌 3세가 같이 사업을 하자는 게 미심쩍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기업 역사상 처음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 미국 반도체 업체다.
그는 "(전 씨가) 카톡으로 내게 소소한 선물도 보내고 했는데 하루는 '42층으로 와라. 세리 누나가 있는데…'라고 톡을 보내더라"며 "세리 누나에게 선물로 받은 와인을 저한테 주겠다고 선물 공세를 폈다"고 했다. 세리 누나는 우리가 아는 골프 선수 박세리다.
로알남이 비즈니스 동업을 거부하자 전 씨는 로알남의 수강생들에게 접근했다고 한다.
로알남은 "수강생 한 명에게 투자 사업을 하자고 제안해 수강생 지인들까지 총 5~6명이 전 씨에게 8억원 정도를 투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뭐를 믿고 같이 투자 사업을 했느냐는 패널의 질문에 그는 "웃기긴 한데 전 씨가 휴대전화로 은행 앱을 켜고 공동인증서 로그인한 뒤 자기 자산을 51조원이 있는 걸 보여줬다고 한다. 51억이 아니라 51조"라며 기가 막혀 했다.
그러면서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앱을 전 씨가 만든 거구나(가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경호원 대동하고 시그니엘 사는 사람이 자기 보는 앞에서 은행 앱으로 그 정도 재산을 보여주니 믿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고 했다.
로알남은 전 씨가 남현희에게 준 벤틀리 자동차 등 고가의 선물 역시 투자금으로 마련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전 씨가 "남현희한테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280억원대 건물을 사줬다"는 말까지 하고 다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