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족들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24일 문화일보는 이태원 참사를 겪은 유족 일부 사연을 보도했다.
진정호(50) 씨는 참사로 21살 딸 진세은 씨를 잃었다.
진 씨는 “참사가 일어나고 초기에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놀러 가서 죽은 애들’이라는 말이었어요. 맞아요. 우리 아이 놀러 간 것 맞아요. 그런데 놀러 간 사람이 죽어서 돌아오면 안 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되물었다.
그는 “참사 이후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부터 국회 국정감사까지 쭉 지켜봤지만 제대로 된 수사는 없었다”며 “경찰의 잘못을 경찰이 수사하는 상황을 신뢰할 수 없었고, 국정감사는 여야가 정쟁만 하다 끝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정치적으로든 법적으로든 책임지겠다는 사람 한 명 없이 서로 잘못을 떠넘기고 있다”며 “참사 원인을 제대로 밝히고 책임자는 사과해야 하며, 이런 재난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전국적인 안전 매뉴얼도 꼭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해문(63) 씨도 참사로 딸 주희 씨를 떠나보냈다.
그는 이태원에 간 딸에게 ‘연락이 안 된다’고 지난해 10월 30일 오전 12시 52분에 보냈던 마지막 문자도 보관하고 있다.
당시 정 씨는 딸에게 “둘째 딸 전화 안 되네. 빨리 통화하자고. 이태원에 있는지 궁금하네” “(아빠가) 이태원 가는 중”이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다.
보도에 따르면 참사 유가족들은 여전히 가족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우울감과 불면, 공황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고 김의현 씨의 어머니 김호경(58) 씨는 갑자기 심장이 뛰거나 머리가 쿵쿵 울리는 증세가 생겼다. 늘 신경정신과 약을 가방 속에 넣고 다닌다. 김 씨는 “나는 괜찮은데, 사람들이 내 눈치를 보니까 그게 힘들고 미안해서 어쩔 수 없이 서서히 멀어지게 되더라고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