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 학부모가 교사에게 아이가 아동학대를 당했다는 주장을 맘카페 여러 곳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의 한 국공립유치원 교사 A씨는 지난 7월 유명 맘카페 4곳에 자신을 아동학대 교사로 지목한 글로 말미암아 병원에 입원하고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했다.
A씨와 가족은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으로 근무하는 유치원까지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심한 모욕감으로 매일 약물을 복용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정신적 충격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건은 지난 7월 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유치원에 다니는 B군 외할머니와 아버지가 원장실을 찾아 "우리 애는 보고 들은 것만 이야기하는데 선생님이 우리 애 머리를 때리고 소리를 질렀다고 들었다"며 "우리 남편이 경찰인데 오늘 같이 오려고 했는데 못 왔다"며 상담을 진행했다.
다음날 원장실에 또다시 B군의 외할머니와 경찰관인 외할아버지가 찾아왔다.
이 자리에서 B군의 외할머니는 A씨를 아동학대범으로 몰아갔다.
면담이 끝난 뒤 다음 날인 6일 새벽, 가입자 수가 320만명에 달하는 온라인 맘카페를 비롯해 총 4곳에 총 5차례에 걸쳐 '부산 C 국공립 단설 유치원 아동학대, 정서적 학대, 신체적 학대'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B군 어머니가 올린 글이었다.
글에는 A씨 성과 구체적인 지역 유치원 반 이름이 포함돼 있어 A씨가 특정될 수 있었다.
해당 글은 유치원 인근 아파트 단체대화방 등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고 글이 올라온 뒤 해당 유치원으로 학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이어 B군 가족은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글이 올라 온 뒤 A씨는 병원에 입원했고 정신과 진료가 필요해 휴직계를 내야 했다.
이후 아동학대 신고에 대해 관할 구청과 경찰이 조사에 들어갔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해당 유치원 교권보호위원회는 일방적인 사실을 온라인 카페에 올린 사실은 교권침해에 해당한다고 의결했다.
A씨 남편은 "아동학대에 대한 문제는 수사기관에서 판단할 문제인데 맘카페에 글이 올라가면서 아동학대가 마치 사실인 것처럼 돼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말했다.
A씨는 B군 할머니와 어머니를 협박,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고 현재 검찰에 사건이 송치됐다.
영유아 교사들의 교권침해는 초중고 교사보다 더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다.
과도한 CCTV 열람과 빈번한 아동학대 고발로 인해 영유아 교사들은 교권침해를 호소한다.
3년 주기인 전국보육실태조사의 최신(2021년) 결과에 따르면 보육교사의 30.1%가 어린이집 내에서 혹은 부모로부터 권리를 침해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권리 침해 주체는 부모가 71.9%로 가장 많았다.
유치원 교사 교권침해 상담 건수는 2021년 전년대비 5배 급증한 350건이었고 2022년에도 491건으로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