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주 여성이 남편에게 폭행당해 2주 넘게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진주 경찰서는 돈 문제로 다투다 아내를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50대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일 낮 12시 24분께 진주시 한 주거지에서 베트남 국적의 30대 아내 B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지병을 앓던 A씨는 자신이 죽으면 아내가 재산을 상속받는 것이 못마땅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싸우는 소리가 난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A씨를 붙잡았다. B씨는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받고 있지만 아직 뇌사 상태다.
한편 한국행 항공 요금도 간신히 마련한 B씨의 가족들은 항공 요금도 B씨의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 피해자 지원 지침에 따라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은 1500만 원 남짓이다. 나머지 치료비와 간병비는 오롯이 가족이 부담해야 한다.
해당 사실이 알려진 후 경남이주여성인권센터는 지난 18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 여성들에 대한 폭력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가 2017년 발표한 ‘결혼 이주민의 안정적 체류 보장을 위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 이주여성 920명 가운데 42.1%p에 이르는 387명은 가정폭력을 경험한 바 있다.
복수 응답의 가정폭력 경험 유무 현황을 보면, 피해 경험자 가운데 81.1%는 심한 욕설 등의 언어적 학대를 당했다. 폭력 위협이나 흉기 위협 등 신체적 학대를 경험한 이들도 각기 38.0%, 19.9%에 달했다.
이외에도 성행위 강요나 외출 방해, 한국식 생활방식 강요 등 다양한 가정폭력을 이주여성들은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