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역 34곳에서 법정 기준치를 초과하는 초미세먼지가 측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하철 1~8호선 250개 역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한 역은 34곳이었다. 조선일보는 17일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이 서울교통공사에서 제출받은 '서울 지하철 역사 공지 질 측정 데이터(올 1~8월 평균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특히 심한 곳은 1호선 종각역이다. 종각역에서는 기준치의 3배가 넘는 초미세먼지가 측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종각역의 초미세먼지는 평균 152.1㎍/㎥이었다.
환경부는 초미세먼지 농도를 좋음·보통·나쁨·매우나쁨 등 4단계로 구분해 예보하고 있다. 종각역 수치는 '매우나쁨(76㎍/㎥ 이상)' 단계보다도 2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드러났다.
이어 1호선 종로5가역이 109㎍/㎥로 높았고 1호선 신설동역(80㎍/㎥), 1호선 시청역(71㎍/㎥), 1호선 동묘앞역(70.5㎍/㎥) 등의 순으로 공기 질이 나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지하철역 10곳 중 7곳은 1호선이었다. 특히 서울시청에서 신설동까지 서울 도심 구간에 집중돼 있었다.
기준치를 초과한 역은 2호선이 9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1호선과 4호선 각 8개, 5호선 3개, 3호선과 6호선 각 2개씩이었다.
유 의원은 "이 숫자도 평균치라 승객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는 더 심각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매체가 지난 13일 오전 8시 종각역 승강장에서 공기 질 측정 장비를 통해 확인한 결과 '1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25.8㎍/㎥이었다. 역사 내에서 공기청정기 12대가 가동 중이지만 효과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면 지하철역 밖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23㎍/㎥에 그쳤다.
서울 1~8호선 지하철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020년 이후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특히 1호선은 평균 농도가 2021년 38.8㎍/㎥에서 지난해 73.4㎍/㎥으로 뛰었다. 심지어 지난 8월까지 측정된 평균 농도는 76.4㎍/㎥로 더욱 높아졌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승객이 늘어난 데다 시설 노후화로 공사 중인 곳도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공기 질을 개선하기 위해선 역사 내부 시설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하지만 누적 적자가 17조 원이 넘어 개선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