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이근호(38)가 올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다.
대구FC 구단은 16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이근호의 20년 프로 축구 인생,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대구FC 이근호가 2023시즌을 끝으로 자신의 청춘을 다 바쳤던 그라운드를 떠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근호는 앞으로 남은 2023 K리그1 파이널A 34~38라운드 5경기를 통해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대구 구단은 12월 3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리는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38라운드 홈경기에서 이근호를 위한 은퇴 행사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근호는 구단을 통해 "대구에서 은퇴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프로 무대에 입성해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대구 가족들과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아직 다섯 경기가 남은 만큼 최선을 다해 뛰고 웃으며 마무리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근호는 지난 2004년 인천 부평고 졸업 직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 프로 축구선수로 데뷔했다. 2007년 대구FC로 이적해 2시즌 동안 59경기 23골 9도움을 올려 2년 연속 K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첫 성인 국가대표에도 발탁됐다. 대구FC 마스코트인 태양에서 따 온 '태양의 아들'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후 J리그 주빌로 이와타, 감바 오사카에서 활약하다 군 문제 해결을 위해 2012년 K리그 울산 현대로 복귀했다. 상주 상무(군 복무), 엘 자이시(카타르), 전북, 제주, 강원, 울산 등을 거쳐 지난 2021년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던 대구로 다시 돌아왔다.
대구로 복귀한 뒤에는 팀 역대 최고 성적인 K리그1 3위·ACL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에는 부주장을 맡아 파이널A 진출을 도왔다.
그는 20년 동안 프로 축구 선수로 활동하며 현재까지 K리그 통산 385경기에서 80골 53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1 우승 1회, K리그2 우승 1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2012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MVP·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대표 레전드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16일 이근호는 본인 SNS를 통해서도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저는 올 시즌을 끝으로 제 인생의 전부나 마찬가지인 그라운드를 떠나려 한다"며 "2004년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해 20년이라는 시간을 달려왔다. 그러기에 오늘 이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후회 없이 제 모든 것을 쏟았기에 미련 없이 떠나려 한다. 아낌없이 사랑을 주시고 응원해 주신 많은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혀 팬들을 아쉽게 했다.
이근호 은퇴 소식을 접한 팬들은 "태양은 오늘 지지만 내일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떠오를 거다", "응원한 지 17~18년이 넘었다. 은퇴라는 걸 생각해야 하는 시기인 걸 알고 있었지만 슬프다. 앞으로도 응원하겠다", "처음과 마지막을 대구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 "태양의 아들 이근호 영원히 못 잊을 거다", "눈물 난다. 그동안 감사했다", "남은 5경기 풀타임 뛰어주시면 안 되냐" 등 아쉬움 섞인 응원 글을 남겼다.
동료 축구선수인 구자철, 기성용, 박성수, 김보경 등도 "형님 정말 고생 많으셨다", "수고 많았다", "근호형 고생 많으셨다. 아쉽고 슬프지만 항상 응원하겠다", "항상 배울 게 많은 우리 형님. 고생 많으셨다" 등 댓글을 남기며 이근호를 격려했다.
이근호는 오는 12월 3일 현역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은퇴식과 은퇴 기자회견을 갖는다.
한편 이근호는 지난 2016년 11월, 개그맨 이휘재의 소개로 만난 6세 연하의 일반인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7년 만인 올해 2월 아들을 품에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