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서울 강남의 길 한복판에서 40대 남성이 지하 5층 깊이의 환기구에 빠져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음주 상태였던 이 남성은 떨어뜨린 휴대전화를 줍기 위해 환기구 덮개를 열었다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15일 채널A에 따르면 지난 11일 밤 11시쯤 서울 강남구 역삼역 인근에서 40대 남성이 떨어진 휴대전화를 주우려다 인도 옆 환기구로 추락했다.
해당 환기구는 지하 5층 깊이였다. 이 남성은 다음날 오후 5시쯤에야 인근 건물 경비원에 의해 발견됐다. 경비원은 “환기구 아래로 희미한 물체가 보인다”며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이 출동해 지하 5층 기계식 주차장 바닥에서 남성을 찾았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당시 술을 마셨던 남성이 환기구에 휴대전화를 떨어뜨렸고, 이를 꺼내려고 환기구 덮개를 열었다가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4년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던 경기 판교 환기구 추락 사고 이후 정부는 환기구를 지상 2m 이상 높이로 만들거나 2m 미만일 때는 접근 차단 시설을 두도록 했다. 이는 2015년 이후 설치된 환기구에만 적용되는데, 이번에 사고 난 곳은 그 이전에 지어져 완전 무방비 상태였다.
또 이번에 사고가 난 환기구는 일반인도 쉽게 열 수 있는 구조였다.
경찰은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