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관평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의 여파 때문인지 사적 제재(국가 또는 공공의 권력이나 법률이 아니라 개인이나 사적 단체가 벌을 주는 것)가 계속되고 있다. 술에 취해 직원을 신발로 폭행한 60대 여성 축협 조합장 A씨의 신상이 공개됐다.
한 누리꾼이 6일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상습적으로 직원을 폭행하는 조합장의 얼굴을 밝힌다면서 A씨 얼굴을 담은 사진과 함께 A씨 SNS 주소를 공개했다. 사진 게시자는 A씨가 모 농장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영우수조합장상, 봉사상을 비롯한 상을 여러 번 받았다는 정보도 제공했다.
누리꾼은 자신이 적시한 인물이 A씨가 맞는다는 것을 인증하기 위해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OO축협 OOO 조합장은 자진 사퇴하라’ ‘폭력조합장과 무서워서 함께 근무할 수 없다. OO축협 OOO 조합장은 즉각 사퇴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촬영한 사진까지 공개했다. A씨는 2009년부터 문제의 축협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달 13일 전북 순창군의 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던 중 '사표를 쓰라' 등의 폭언을 하며 신발 등으로 임직원을 폭행했다.
CC(폐쇄회로)TV 영상에서 A씨는 남성 직원 2명에게 뭔가를 말하더니 갑자기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직원들을 향해 휘둘렀다. 뺨을 때리는가 하면 발길질까지 한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A씨는 "네가 사표 안 쓰면 내가 가만 안 둘 테니까 사표 써. 그리고 소 잘 키우라"라고 말하며 사표를 내리고 강요했다. 피해자들은 사건 다음날 사표를 내고 A씨를 고소했다. 피해자 중 1명은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병원에 입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술을 한잔 먹었는데 그걸 먹고 제가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 너무 죄송하다"며 신발 폭행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신상 털기’는 법보다 주먹을 내세우는 사적 제재는 범죄자를 제대로 단죄하지 못하는 공적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사적 제재다. 대중은 열광하겠지만 명예훼손에 따른 처벌을 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